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운용을 위한 외화채권 중개기관에 국내 증권사들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한은은 2일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외환보유액 외화채권 매매시 거래기관 신청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한은은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역량 부족을 이유로 외국계 대형투자은행(IB)들에게만 중개(브로커리지)업무를 맡겨왔었다.
신청서 접수는 이달 24일까지며 한은은 연내 선정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다만 선정결과는 국제 관례상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은은 매년 연말 외환보유액 중개기관을 선정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선정되지 않더라도 자격요건을 갖추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한은의 채권 매매 중개풀(pool)에 선정됐다고 곧바로 외환보유액 운용을 위한 외화채권을 중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채권시장 브로커리지 업무와 마찬가지로 해외 IB들과의 호가경쟁에서 이겨내야만 실제 거래할 수 있다.
한은은 안정성을 위해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해외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주로 주요국 국채와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 정부기관채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은 9월 현재 3846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이중 외환운용규모는 3748억4000만달러로 80~90%가 해외채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정 한은 외자운용원 투자운용1부장은 “최근 국내 기관들의 해외증권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증권사들 또한 최소한의 역량을 확보했다고 본다. 중개역량에 (해외IB들과)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나 국내 증권사와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2012년에도 중국 위안화 투자와 관련해 한두곳의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자금 운용을 맡긴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