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사들이 호실적을 누리는 반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울상이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조원가가 오르고 이익률은 줄고 있는 탓이다. 원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100만 원대를 훌쩍 넘기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ㆍ모바일)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3분기 11.8%를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률(50%)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전인 2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은 16.3%였고, 반도체 사업부는 22%를 기록했다. 불과 5.7%포인트에 불과했던 두 사업부 영업이익률 격차가 1년 만에 4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반도체 사업에서 돈을 많이 벌수록, 스마트폰 실적은 하락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률 하락은 애플, 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돈 잘 벌기로 소문난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과거 50%대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다 지난해 30%대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20% 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LG전자도 올 3분기 적자폭이 커진 이유로 스마트폰 부품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업체 역시 돈벌이는 시원찮다. 중국 제조사들의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오포 4.7%, 화웨이 3.5%, 비보 4.5%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수익률 저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포화에 이른 이유도 크다. 여기에 메모리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이들 업체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엔 스마트폰이 고사양 고용량화하면서 기기당 채용되는 메모리양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원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256GB 기준 125만 원에 육박한다. 애플 아이폰X의 국내 가격은 256GB 모델이 무려 163만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은 오르는데, 내장메모리 용량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 스마트폰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향후 폴더블 등 혁신적인 부품을 탑재한다면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