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협은행장 인선 작업이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제3의 인물' 추대가 해결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수협은행은 27일 열린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에서 은행장 후보를 또다시 재공모하기로 했다. 이미 후보자를 한 차례 재공모했지만 행추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다음 달 12일까지 후보자를 다시 공모하고 18일에 면접을 치르기로 했다.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인선을 끝낼 계획이다.
이번 인선은 지난해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ㆍ독립한 이후 이뤄지는 첫 은행장 인사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금융권에선 수협 행추위가 다시 공모에 나선 만큼 지금까지 밀어왔던 인물을 포기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수협은행은 지난 2월 20일 행추위를 구성한 후 1차 공모와 재공모를 통해 차기 행장 후보자를 선정하려 했다. 그러나 후보자를 3명으로 좁혔을 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추천한 정부 측 인사 3명과 수협중앙회 측 2명 등 모두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최종후보자를 결정한다.
이제까지 정부 측 위원 3명은 이원태 전 행장을, 수협중앙회 측 위원 2명은 내부 출신인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를 지지하면서 맞서왔다.
그러나 이러한 대립 구도는 이번 재공모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상위 기관장들의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방향을 제시해 줄 컨트롤타워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정부 측과 수협중앙회 측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면 행추위원 간 이견 조율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따라서 내부·관료 출신을 배제한 제3의 인물이 차기 행장 후보로 나올 경우 단독 후보 추대의 가능성이 높다.
수협은행장 공백이 길어지는 점도 인선 절차를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수협은행은 이원태 전 수협은행장이 지난 4월 12일 임기 만료되면서 사임한 이후 5개월간 경영
공백 사태가 이어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최대한 부담을 덜고 명분은 챙기는 방향으로 순탄하게 간다면 10월 안에 인선 절차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