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수종이 이명박(MB) 정부 시절 친정권 성향의 문화예술계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 자신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에 개탄했다.
최수종은 21일 한 언론 매체와이 인터뷰에서 울분을 토로했다. 최수종은 "황당하고 속상하다"며 "당시 한국 연예인 노조에서 '좋은 일을 함께 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기꺼이 승낙했고 수많은 선후배가 동참했다.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수종은 "나는 정치적으로 오른쪽 또는 왼쪽이 없는 사람이다. 24년간 나눔 활동을 해 왔고 술·담배도 안 하면서 '선한 일'에 동참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종은 화이트리스트와 관련해 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수종은 "내가 화이트리스트에 올랐다면 어떤 혜택을 봤단 말이냐"며 "정치 세력의 도움을 받아 광고를 찍고 각종 행사를 뛰며 돈을 벌었다는 거냐. 오히려 큰 욕심 버리고 '조연'에 만족하며 라디오 방송에 애착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청 홍보대사 직을 맡고 있지만 정권이 수차례 바뀌어도 정치 이념과 상관없이 해오고 있다. 한 정권에서 '좋은 일'을 했다가 정권이 바뀐 이후 '화이트리스트'로 분류된다면 남아 날 연예인이 누가 있겠냐"며 억울해했다. 최수종은 현재 KBS2라디오에서 월~금 오전 9~11시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 진행을 맡고 있다.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0년 말 '연예계 좌파 실태 및 순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여기에는 반정부 성향의 좌파 문화연예계 인사들 명단인 '블랙리스트'가 담겨 있었다.
또 보고서에는 국정원이 친정부 성향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을 '건전 연예인'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국정원은 연기자 L 씨, C 씨 등을 지목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안보 현장 견학, 연예계 선후배 모임, 봉사활동 등을 지원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C 씨가 배우 최수종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한편 검찰은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우 문성근, 김여진, 방송인 김미화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