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주부 A 씨는 가격이 저렴하고 보장범위도 넓다는 보험설계사의 말을 듣고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며칠 후 상품설명서를 읽다가 ‘보험가격지수’라는 용어가 눈에 띄어 가입한 상품의 보험가격지수를 검색해보니 125로 평균 가격보다 약 25%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후회했다.
직장인 B 씨는 미래를 위해 암보험에 가입하려고 하였으나, 어느 보험회사에 가입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던 차에 최근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가 심각하다는 뉴스를 봤다. 불안한 마음에 상품을 제대로 팔고 있는 회사를 검색해 보았으나, 이를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꿀팁으로 ‘보험가입 시 체크해 보면 유익한 5가지 지표’를 소개했다. 금감원은 보험에 가입 하기 전 △보험가격지수 △불완전판매비율 △보험금 부지급률 △소송공시 △지급여력비율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더 싸고 불완전판매 적은 보험사 택하려면…보험가격지수·불판비율 체크 = 암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은 보장내용에 따라 다양한 상품으로 구분되고, 보험회사마다 사업비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보험료를 단순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보험가격지수’ 비교를 통해 상대적인 보험료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보험가격지수는 각 보험회사별 동일 유형 상품의 평균 가격을 100으로 해서 이를 기준으로 해당 보험회사 상품의 가격수준을 나타낸 지표다. 보험가격지수가 80인 상품은 동일 유형 상품의 평균 가격 대비 20% 저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보험가격지수가 낮은 상품이 가격 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보장범위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보험설계사 등이 보험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는 등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험회사가 상품을 제대로 판매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보험회사의 ‘불완전판매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완전판매비율은 새로 체결된 보험계약 중 소비자가 중요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거나, 판매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계약이 해지되거나 무효가 된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이 비율이 높은 보험회사는 그렇지 않은 보험회사에 비해 보험상품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판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 비율은 보험회사가 보험을 판매하는 경로인 보험설계사, 홈쇼핑, 텔레마케팅 등 판매채널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보험회사 상품이라도 어떠한 채널을 통해서 가입하느냐에 따라 불완전판매비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채널별 현황도 알아두면 좋다.
◇보험금 부지급률·소송공시·지급여력비율 확인도 필수 =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 그런데 막상 사고가 일어났을 때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면 보험에 가입한 의미가 없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그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있는 회사인지 알아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험금 부지급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험금 부지급률이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건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은 보험회사는 그렇지 않은 보험회사에 비해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다만,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건 중에는 소비자가 보험회사에 알려야 할 사항을 알리지 않았거나, 보험약관상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면책사유) 등으로 보험회사가 정당하게 지급하지 않은 건이 포함되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하여 법적인 다툼이 있을 때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보험회사는 합리적인 사유에 기해 소송을 제기하지만, 고의로 보험금 지급을 지연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소송절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소송 관련 공시에서는 보험회사별 보험금 청구 지급 관련 소송제기 횟수,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에서 특히 회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건수가 많거나, 소송제기 건수 중에서 보험회사가 패소한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소송을 남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는지 뿐만 아니라 지급할 능력이 충분한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RBC : Risk Based Capital)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급여력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 보험회사의 재무상태가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모든 보험회사는 지급여력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꿀팁 200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