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120년史 매출 신기록’..동화약품, 의미있는 체질개선 행보

입력 2017-08-14 07:44 수정 2017-08-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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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실적 부진 개선..편의점용 '까스활' 등 신시장 개척 효과ㆍ손지훈 사장 주도 사업 다각화 전략 주효

국내 최장수 기업 동화약품이 분기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며 의미있는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효과적인 편의점 시장 공략과 다양한 신제품 발굴 성과로 오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손지훈 사장이 사업 다각화 전략을 주도하면서 긍정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5% 늘었다. 매출액은 670억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2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 1897년 동화약품 설립 이후 신기록이다.

실적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오랫동안 지속된 실적 정체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 완만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매출 2375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6.4%, 133.9% 상승하며 모처럼 실적 개선을 나타냈고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실 동화약품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경쟁업체들이 전문의약품 시장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체질개선 속도가 더뎌 실적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000년 동화약품은 매출 1264억원으로 국내제약사 중 8위에 랭크했지만 현재 20위권 밖으로 밀려난지 오래다. 당시 동화약품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던 한미약품(2000년 매출 1491억원)이 비약적인 성장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연도별 동화약품의 매출을 보면 지난 2010년 2153억원에서 2015년 2232억원으로 5년 동안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에는 영업이익이 100억원에도 못 미쳤다. 동화약품의 2015년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2%에 불과했다.

동화약품은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간판 제품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상반기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전문의약품은 고혈압치료제 ‘라코르’로 매출액은 25억원에 그친다. 그마저도 라코르는 보령제약이 개발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제품이다.

동화약품의 주력 제품은 활명수, 후시딘, 판콜, 잇치 등 일반의약품이 대거 포진해있다. 이 회사는 1997년 ‘밀리칸’, 2015년 ‘자보란테’ 등 2개의 자체개발 신약을 배출했지만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밀리칸은 이미 지난 2012년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분기별 동화약품 매출·영업이익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분기별 동화약품 매출·영업이익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동화약품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실적 상승은 액상소화제 ‘까스활’이 주도했다. 동화약품의 간판 의약품 ‘활명수’의 편의점용 제품인 ‘까스활’은 지난해 122억원어치 팔렸고 올해 상반기에만 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까스활명수큐, 미인활명수 등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기존 활명수 제품은 약국 시장을 공략하고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까스활은 편의점 시장을 두드리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동아제약이 2011년 박카스의 의약외품 전환 이후 약국용 ‘박카스D’와 편의점용 ‘박카스F'를 구분해 부공급하는 전략으로 매출이 급등한 것과 판박이다.

활명수의 편의점 공략은 다소 뒤늦은 측면이 있다. 지난 2011년 보건당국이 ‘박카스’를 비롯한 드링크류 일반의약품을 슈퍼 판매가 가능한 의약외품으로 전환했을 당시 까스활명수는 의약외품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까스활명수의 구성 성분 중 ‘현호색’이 식품으로 사용이 금지됐고 임부 투여가 금지되는 등 인체에 약리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연도별 동화약품 매출(왼쪽)·활명수 매출(오른쪽)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연도별 동화약품 매출(왼쪽)·활명수 매출(오른쪽)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동화약품은 2011년 현호색을 제외한 까스활을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았지만발매를 주저하다 지난해 편의점 판매를 개시했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목표로 약국에서 벗어나 편의점 시장도 적극 공략하는 새로운 전략이 단기간내 효과를 드러낸 셈이다.

까스활의 선전으로 지난해 전체 활명수 제품은 전년대비 26.1% 증가한 536억원어치 팔리며 발매 이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활명수의 매출 급등은 회사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분기에는 2011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분기 매출 600억원대를 회복했고,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다.

동화약품은 지난 상반기 활명수 뿐만 아니라 상처치료제 후시딘(87억원), 종합감기약 판콜(114억원), 잇몸치료제 잇치(66억원) 등 일반의약품 제품들도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동화약품이 최근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속속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실적 전망의 긍정적인 요인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4월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항혈전제 ‘플라빅스’의 국내 의원 독점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 1999년 국내 발매된 플라빅스는 지난해 643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대형 제품이다. 동화약품은 지난달에는 바이오기업 강스템바이오텍과 조인트 벤처 앤케이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화장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공동개발 및 사업화에 착수했다.

지난 2월에는 젠자임코리아와 유착방지제 ‘세프라필름’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프라필름은 주로 복부, 골반, 흉부 수술시 유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의료기기로 1996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이후 20년간 판매 중인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동화약품은 오는 10월부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틀니세정제 ‘폴리덴트’, 치약 ‘센소다인’, 다한증치료제 ‘드리클로’, 위장약 ‘잔탁’, 코막힘밴드 ‘브리드라이트’ 등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 5종의 판매도 새롭게 시작한다.

동화약품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은 지난해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 손지훈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의 부임 이전에 동화약품은 3년 동안 대표이사가 3번 교체될 정도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동아제약 해외사업부 전무, 박스터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한 손 사장은 동화약품에 합류한 이후 빠른 속도로 조직을 추스르고 적극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실적 개선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신약개발 재원으로 활용해 신약 영역에서도 빠른 시일내 성과를 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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