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유리천장을 깨다]외국인 VIP 맞춤형 가이드…정명진 코스모진 대표 “17년 노하우로 제2 도약”

입력 2017-07-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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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종교·문화 등 고객 취향 철저 분석해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10월 ‘텍스트 컨시어지’ 출시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내 사무실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관광’ 하면 코스모진이 떠오르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foto@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내 사무실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관광’ 하면 코스모진이 떠오르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foto@

우디 앨런 감독, 효도르, 프란체스코 교황,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줄리엣 비노시, 메간 폭스, 윌아이엠, 제시카 알바…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유명인들을 만나 국내 명소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 가장 화려한 동시에 그림자 같은 일.

20일 서울시 중구 사무실에서 만난 정명진 대표(45)는 외국인 VIP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을 경영한다. 월평균 7000여 명의 외국인 고객들이 코스모진을 통해 한국을 만난다. 지난해 기준 60억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1년 정 대표는 29세의 나이에 700만 원의 자본금으로 ‘의전 관광’이라는 블루오션에 겁없이 뛰어들었다. 해외 VIP를 위한 개별 맞춤형 가이드 서비스를 의미하는 ‘의전 관광’이라는 말도 직접 만들었을 만큼 그는 국내 인바운드 프리미엄 관광 시장을 개척한 첫 주자다. 단체·패키지 관광 일색이던 당시 국내 관광 시장에서 코스모진은 다양한 국적과 종교, 언어, 문화적 배경을 가진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별 취향을 철저히 분석해 숙소와 동선, 음식, 관광 안내와 통역까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삼성 바이어를 모실 때는 LG와 관련된 동선을 피하고, 몸이 불편한 VIP를 위해서는 휠체어를, 음악가를 위해서는 본인의 음악 CD를 미리 준비할 정도로 철저한 맞춤형 서비스였다.

설립 초기는 한창 관광 시장이 확대되고 프리미엄 서비스 수요도 급증하던 시기였다. 회사는 나날이 승승장구했다. 한일월드컵이 있던 2002년 전후 축구 선수들과 IOC 위원들의 단체 의전관광을 필두로 수많은 외국인 유명 인사들이 코스모진을 거쳐갔다. 세심한 배려가 담긴 서비스에 방한 때마다 서비스를 재이용하는 VIP 단골 고객도 많아졌다.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직원 수도 빠르게 늘어나 현재는 80여 명에 이른다. VIP 수행이 주업무이니 만큼 정 대표는 직원의 채용과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귀띔했다. “프로토콜과 기본적인 외국어 실력은 기본이고, 보통 사람은 말도 잘 못 거는 VIP 고객에게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집사처럼 편안한 서비스를 하려면 가이드의 자세와 센스가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이 때문에 코스모진 가이드는 30~40대 연령대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고급 인력으로 구성된다. 대기업 명예퇴직자와 증권사나 항공사 승무원 출신, 미스코리아 출신도 눈에 띈다.

정 대표는 직원을 채용할 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여행을 좋아하느냐’, ‘유명 인사에 관심이 많으냐’다. 여행이나 유명인사를 좋아한다고 하면 절대 뽑지 않는다. 그는 “유명인에 대한 환상이 있다면 VIP고객에 대한 ‘불가근 불가원’ 원칙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며 “여행가이드는 스스로 여행을 즐기기보다 고객이 여행을 최대한 즐기도록 도와주는 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첫발을 내디딘 의전 관광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2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경쟁사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분야는 무엇보다 수만 명의 고객을 다루면서 누적된 경험이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17년의 노하우가 있는 코스모진을 쉽게 쫓아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성장이 느려지는 시점이라 조직원이 함께 성장통을 겪고 있다.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중”이라고 자가진단했다.

‘레벨 업’을 위해 정 대표와 코스모진은 혁신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정 대표 본인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 본사나 해외 전시회를 찾아다니면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에 힘쓰고 있다. 또 기존의 면대면 가이드 서비스를 모바일 영역으로 확대한 ‘텍스트 컨시어지’ 서비스도 10월 출시한다. VIP 고객은 가이드와 떨어져 혼자 있을 때도 텍스트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 질문이나 불만사항을 전달하고 실시간 응답을 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을 때 고객이 다가오면 도와주는 편안한 여행사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외국인 관광’ 하면 코스모진이 떠오르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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