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차세대 기술특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신사업 분야의 주도권을 잡고, 기존 사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다. 특히 해외 ‘특허 괴물’의 무차별적 공세에 시달려 온 국내 기업들은 특허권 확보를 통해 신사업 분야에서 역공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9일 특허청에 ‘리튬공기전지’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특허는 충·방전 시 에너지효율이 낮은 리튬공기전지의 단점을 해결하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리튬공지전지의 수명을 높일 수 있다. 리튬공기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같은 용량으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안전성도 뛰어나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배터리 무게가 10분의 1 수준으로 가벼워진다. 향후 전기차에 탑재된다면 주행거리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들은 차세대 금속공기전지 특허를 꾸준히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금속공기전지에 관한 특허 출원은 2006년 4건에서 2015년 86건으로 21.5배 증가했고 연도별로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64건(17.3%)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현대자동차 26건(7.0%), LG화학 22건(6.0%) 순이다.
삼성전자는 통신 특허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4세대 이동통신 LTE 관련 특허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차세대 네트워크 ‘라이파이(Li-Fi)’ 특허 숫자도 국내에서 1위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롤러블과 폴더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특허 취득이 활발하다. 특허청이 최근 발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출원 현황’에 따르면 2007~2016년 10년 동안 출원된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는 총 76건이다. 이 기간에 최근 3년 동안 전체의 90%에 육박하는 68건이 출원됐다. 업체별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38건으로 전체의 55.9%나 됐고, LG디스플레이는 26건으로 38.2%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각각 특허 보유 건수 3만 건을 돌파하는 등 해마다 OLED 등 관련 특허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 특허를 통해 신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특허 괴물에 대한 역공에도 나설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의 추격도 거센 만큼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