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의 본고장은 이탈리아라고 하지만 피자의 제2의 고향인 미국을 빼놓고 피자를 논할 수 없다. 얇은 도우에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등을 올려 화덕에 구운 깔끔한 맛을 내는 이탈리아 피자와 달리 미국식 피자는 두껍고 납작한 도우에 풍성한 치즈, 화려한 토핑을 자랑한다. 특히 미국 피자 3대 피자 브랜드로 꼽히는 파파존스는 치즈의 묵직한 맛으로 전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파파존스는 현재 전 세계 37개국 4900개 매장을 보유하며 한국에는 지난 2003년 진출해 아시아 시장의 첫발을 내딛었다. 파파존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자는 ‘수퍼파파스’로, 매년 판매율 1위를 차지할 만큼 미국 전통 피자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파파존스의 시그니처 메뉴인‘수퍼파파스’는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수퍼파파스’는 미국 현지 파파존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웍스(works)’의 다른 이름이다. 즉 미국 파파존스에서 ‘수퍼파파스’를 주문하고 싶다면 ‘웍스’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웍스는 작품이라는 뜻으로, 그만큼 맛이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파파존스가 미국 3대 피자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웍스’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다.
그런 ‘웍스’가 한국에서 다른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에 있다. 지난 2002년 파파존스 미국 본사를 방문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작업을 진행 중이던 서 회장은 마지막 도장을 찍기 전 고심에 빠졌다. 파파존스의 대표 메뉴인 ‘웍스’의 이름이 쉽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웍스’가 파파존스 이미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데다가 국내 고객들에게도 쉽게 인식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서 회장은 사람들이 손쉽게 기억하면서 파파존스를 대표할 수 있는 이름이 뭘지 고심했고, 미국 본사도 ‘웍스’가 한국에서 꼭 맞는 이름을 갖는 것을 수락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수퍼파파스’다. ‘수퍼파파스’는 그렇게 한국 고객들로부터 이름불리기 시작했으며 현재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웍스’가 아닌 ‘수퍼파파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파파존스 관계자는 “제품 이름에서 마케팅이 시작된다고 할 정도로 네이밍 마케팅은 중요하다”며 “‘수퍼파파스’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뿐 아니라 러시아 등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도 불리고 있어 미국 본사도 인정한 네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