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분야의 불공정 계약과 부당한 수익배분, 인권 무시 등의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예술인 834명(만화·웹툰 작가 315명, 일러스트 작가 519명)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불공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공정 계약조건을 강요당했다고 응답한 일러스트 작가가 7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화·웹툰의 경우도 36.5%로 조사됐다.
욕설·인권무시·성추행·성희롱 등 인권침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만화·웹툰 작가의 경우 30.8%, 일러스트 작가는 36.0%로 집계됐다.
특히 만화·웹툰(21.6%), 일러스트 작가(29.3%) 모두 욕설·인권무시를 가장 많이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만화·웹툰 작가의 경우 사적인 업무지시(15.9%),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등)(9.5%)을 많이 당했고, 일러스트 작가들 역시 사적 업무지시(18.3%),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등)(10.6)% 순으로 조사됐다.
일명 '최고은법'으로 불리는 '예술인 복지법'이 마련됐지만, 열악한 창작여건 속에 불공정 관행이 더해지면서 예술인들이 고통 받고 있는 셈이다. 또 업계 관행이라는 묵인 하에 예술 활동 관련 연 소득은 1255만 원(2015년 문체부의 예술인 실태조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 관행은 창작의욕의 저하로 이어져 한류 등 대중문화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조사결과 나타난 불공정관행에 대해 관련 법령 및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부서와 협업해 개선방안을 도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예술 활동 과정에서 계약으로 불공정피해를 입었거나 계약서 자문을 원하는 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상담 등을 제공하는 '문화예술 불공정상담센터' 운영과 연계해 내달부터 '문화예술 호민관' 4명을 예술인 단체에 파견할 계획이다.
기존 '예술인 복지법'의 내용을 강화하는 법령 개정안에 대해 토론회 현장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해당 법률안의 입법도 추진한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영화, 방송, 미술 디자인 분야까지 실태조사를 확대할 것"이라며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고 상생협력하는 경제민주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관계 법령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