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 투자 괜찮을까

입력 2017-06-12 0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부실공사 많고 주차난 심각해 신중해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올해 초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수익형 부동산 분양현장에 엄청난 투자 고객이 몰려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형 생활주택 상품인데도 청약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았다.

사실 오피스텔이나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주택·다가구주택 등은 그런대로 낯이 익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좀 생소한 상품인 것은 사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주택인지, 앞으로 투자가치는 있는 상품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하는데 시간이 걸릴 만 한데도 분양현장을 찾은 사람은 대부분 묻지마 청약자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사업자는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짓지 않고 도시형 생 활주택으로 상품을 구성했을까.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아파트 건축이 가능한 곳이다. 그런데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허가를 받은 이유는 다른 상품에 비해 건축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서다.

특히 주차장 완화 기준을 적용을 받아 그만큼 건축 연면적을 늘릴 수 있는 장점 때문 아닌가 싶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2009년 4월 1~2인 가구의 전·월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주택상품이다.

그러니까 정부가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도시지역에 원룸을 비롯한 중소형 주택의 공급확대 방안을 마련한 게 이 도시형 생활주택 활성화 정책이다.

공급 촉진을 위해 주차장 설치를 완화해 주고 건축 감리도 좀 느슨한 기준을 적용토록 하는가 하면 각종 부대시설 의무조항도 없애줬다.

정부가 그야말로 돈 되는 장사가 되도록 해줬으니 건축업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다세대와 같은 빌라건축 사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여기다가 건축기준을 완화해준다고 하니 다들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에 열을 올렸다. 연간 7만~8만 가구 정도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준공된 점을 보면 건축 열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형태는 기존의 빌라와 다를 게 없어 건축업자가 도시형 생활주택이라고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축허가 상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돼 있지만 외관상은 다세대·연립주택이나 다를 게 없어 굳이 주차장 면적이 적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없었다는 소리다.

사실 도시형생활주택이 대거 들어서면서 주변 지역은 극심한 주차난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분쟁도 잇따랐다.

이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주거환경을 나쁘게 만든다는 의미다. 그래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할 때 되도록 빌라나 아파트라는 인식을 갖도록 판촉 전략을 짠다.

청담동의 수익형 부동산도 외부적으로 원룸형 아파트라고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실상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소리다.

하기야 오피스텔이든 도시형 생활주택이든 월세만 잘 나오면 그만이다. 다 같은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면 수익률 높은 게 최고다.

위치가 좋아 일반 아파트보다 임대료를 더 받을 수 있다면 상품 명은 문제될 게 없다 얘기다.

하지만 생각할 점이 있다. 지금은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단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앞으로 실 거주자들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감리가 제대로 안 돼 소음이나 단열에 문제가 생긴다든가 주차장이 부족해 심각한 주차난을 겪게 되면 세입자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세입자들이 기피하면 임대료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공실 기간도 늘어나 당초 기대했던 투자 수익률을 맞출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건물을 튼튼하게 짓지 않을 경우 노후화가 빨라져 수리비 부담이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건물 가격이 오르지 않아 자산가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오래된 오피스텔은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수익률이 높다고 덜렁 구입했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동안 인기가 좋았던 분양형 호텔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익률이 10%가 넘는다던 분양업자의 말만 믿고 투자했던 수요자들은 수익은 고사하고 관리비를 물어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라고 다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좋은 위치에 믿을 만한 사업자가 건물을 튼튼히 지은 경우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반 주택가에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함께 넣은 복합형이나 일반 빌라형은 다각적인 분석을 해봐야 한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상품은 수익이 높다고 섣불리 투자하지 말라는 소리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20년 째 공회전' 허울 뿐인 아시아 금융허브의 꿈 [외국 금융사 脫코리아]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불 꺼진 복도 따라 ‘16인실’ 입원병동…우즈베크 부하라 시립병원 [가보니]
  • “과립·멸균 생산, 독보적 노하우”...‘단백질 1등’ 만든 일동후디스 춘천공장 [르포]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15:0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2,133,000
    • +2.36%
    • 이더리움
    • 4,345,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593,500
    • +0.34%
    • 리플
    • 796
    • -1.73%
    • 솔라나
    • 285,900
    • -0.14%
    • 에이다
    • 796
    • -1.73%
    • 이오스
    • 768
    • +5.64%
    • 트론
    • 228
    • +0.44%
    • 스텔라루멘
    • 151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81,000
    • -2.06%
    • 체인링크
    • 19,090
    • -4.6%
    • 샌드박스
    • 399
    • +2.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