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제1별관 8층 강당은 보조좌석에 까지 앉은 35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댄다. 한은 금요강좌를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대학생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눈에 띈다. 물가 및 통화관리, 금융 경제 동향 및 전망, 각종 통계 해설, 특정 경제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 등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이지만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700회를 기념해 조동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현장접수까지 감안하면 이미 350석 좌석은 빼곡히 찰 예정이다.
한은의 대표적인 경제교육인 만큼 강사진도 화려하다. 경제석학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와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전 금통위원이었던 고 김대식 한중금융경제연구원장, 함준호 금통위원 등이 연사로 나섰다. 2012년 500회 특강에는 김중수 당시 한은 총재가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직접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금요강좌를 들으면 쿠폰 1장을 받는다. 한은은 25장의 쿠폰을 모은 이들에게 경제기본과정 수료증을, 50회를 들은 사람들에게 경제전문과정 수료증을 각각 발급하고 있다. 공식 자격증은 아니지만 올 5월말 기준으로 기본수료증을 받은 수강생은 1744명, 전문수료증은 296명에 달한다.
황성 한은 경제교육실장은 “경제 이론과 현실에 대해 강의형식을 빌어 종합적으로 소통하는 곳이 없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최근에는 강좌를 유투브에 올리고 있는데 이슈나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연구원, 교수들에게도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금요강좌를 수강한 서울 소재 대학생들에게는 경제교육봉사단 활동기회도 주어진다. 서울과 과천, 경기북부소재 초·중학교에서 진행되는 경제교육 강좌에 강사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연 8회 강의에 나서면 행정자치부가 공식인정하는 사회봉사활동 실적으로 올라간다. 2013년 3월 발족한 봉사단은 1년 주기로 활동하며 올해는 14명이 선발됐다.
봉사단원으로 활동 중인 안기섭(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 휴학 중)씨는 “가깝게 지내던 친구의 권유로 강좌를 듣게 됐는데 경제학적 시야를 확장할 수 있어 좋았다. 더불어 흥미도 갖게 됐다”며 “경제학도로서 교과서와 책으로만 경제를 배우는 것 같았는데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봉사단에도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본관 리모델링과 별관 재건축에 따라 금요강좌는 7월부터 서울 태평로 부영태평빌딩 1층 컨벤션홀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