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69ㆍ사진)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총괄 고문으로 영입됐다. 업계에선 정통부 장관을 역임한 공무원 출신인데다 국내 최대 방송통신 그룹인 KT의 수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통신산업을 두루 거친 그가 중국 기업인 화웨이행을 택한것과 관련해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1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LG유플러스 상임 고문직에서 물러나 지난달 화웨이의 총괄 고문(chief advisor)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 부회장은 2001~2002년 KT 대표직을 거쳐 2002~2003년 김대중 정부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후 2010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임기를 마치고 1년간 LG유플러스의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다 화웨이 본사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상철 전 부회장과 중국 화웨이의 인연은 2013년 화웨이의 LTE 장비 도입으로 시작됐다. 당시 LTE 상용화에 올인했던 LG유플러스는 가격이 저렴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초기 시장 선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이 전 부회장의 깜짝 행보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이 KT와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의 기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국내 통신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전 부회장은 최근까지 LG유플러스의 고문직을 유지하면서 용산 사옥에 마련된 별도의 사무실로 출퇴근 하는 등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연봉도 이통 3사 CEO중 가장 많았다. 이 전 부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총액은 30억8000만 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 전 부회장이 화웨이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과 관련해 사전에 몰랐다”면서도“이 전 부회장은 어디까지나 전임 CEO인 만큼 개인적인 거취 문제일 뿐 논란이 될것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