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이용섭 전 국회의원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용섭 전 의원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과 재정경제부에서 경력을 쌓았고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하고 18대~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공약을 다듬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는 기재부 공무원들이 뽑은 합리적이고 말이 잘 통하는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산과 세제 전문가이기도 해 문 대통령의 공약 달성을 위한 재원 마련에 적합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같은 전남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총리와 부총리가 전남 출신이 지명될 경우 호남쪽 쏠림이 커져 탕평인사를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배치돼 야당으로 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이용섭 전 의원과 경제공약을 다듬은 조윤제 서강대 교수도 물망에 올라 있다. 조 교수는 고향이 부산이고 다양한 국제금융기구에서 경제분석과 기재부 장관 자문관,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을 지내 교수답지 않은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다만 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임기 초 강한 추진력이 필요한 경제부총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경제부총리를 이미 경험한 김진표 의원,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도 경제부총리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인 진영 의원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진영 의원은 전 새누리당 출신으로 탕평인사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김석동 전 위원장과 임종룡 현 위원장은 기재부 출신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후보군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당초 김수현 세종대 교수가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도 거론돼 예상외의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크다.
노동고용부 장관에는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홍영표 의원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거론되고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문해남 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부산 출신인 김영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특히 문해남 전 실장은 참여정부에서 행정관으로 지내 문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며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종학 의원, 김기식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세 명 다 공직경험이 전무한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처가 크게 3개로 쪼개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관 하마평 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산업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통상정책이 외교부로 이관될 경우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 장관 비율을 30% 수준에서 출발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어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행 정부 부처는 17개인데 30% 수준을 맞추려면 5~6명 정도 여성 장관이 나와야 한다. 현재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만 여성이다. 이에 따라 박영선, 김현미, 진선미, 유은혜 의원 등이 장관으로 올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