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여론조사(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7~8일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역시 5자 구도에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는 똑같이 37.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MBC와 한국경제 여론조사(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7~8일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RDD방식으로 실시, 응답률 17.4%,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서는 5자 구도 속에서 문재인 후보가 35.2%, 안철수 후보는 34.5%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거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변한 것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은, 보수적 유권자들의 사표(死票) 방지 심리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에게 쏠림으로써 나타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여기에 보수적 유권자들이 오랜 침묵에서 깨어난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들로 안풍(安風)이 불기 시작했는데, 그러면 이 바람이 어느 정도 지속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선거는 인물, 구도, 바람에 의해 승패가 결정된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구도가 변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판 자체가 바뀐 사례도 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문재인 후보 측에 있는지가 대선의 승패를 가를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문재인 후보 측은 안철수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낮기 때문에 바람은 쉽게 잦아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바람은 원래 지지층의 충성도가 낮기 마련이다. 바람이라는 것 자체가, 갑자기 지지층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해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다는 것은 외연 확장성이 제한돼 있어 바람을 일으킬 수 없음을 의미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렇다면 과연 이런 지지층의 충성도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효율적 수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3주 후면 ‘깜깜이’ 선거가 된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람이 잠잠해질지는 선거 결과를 보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문재인 후보 측에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 설사 바람이 잦아든다 하더라도 일반 유권자들은 이를 확인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바람에 의해 몰린 지지층이 흩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번 선거는 끝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어쨌든 상황이 매우 흥미로워지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