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9일 배우 김영애씨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한 배우의 죽음이 가까운 벗의 죽음처럼 느껴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날이 떠올라서 그런 모양”이라고 추모했다.
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고 김영애님의 명복을 빈다”며 이처럼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제가 ‘배우 김영애’를 특별한 연기인으로 기억하게 된 계기는 영화 ‘변호인’이었다. 정의로운 아들은 따뜻하고 성실한 어머니 품에서 길러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셨다”며 “블랙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던 박근혜정권 하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고인이 ‘변호인’에 출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제 ‘변호인’을 찍고 나서 고인은, ‘난 어떤 정치색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빚진 느낌도 있었다. 내 이익을 던지고 진실, 혹은 정의를 위해 얼마만큼 생각했나, 되돌아보게 됐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후 저는 고인을 영화 ‘카트’와 ‘판도라’에서 다시 만났다. 고인의 비범한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일상에서 만나는 노동자, 어머니라는 평범한 역할은 커다란 감동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우리 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의 열정을 불태웠던 고인이기에 황망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슬픔이 더욱 크다”고 거듭 명복을 빌었다.
한편 이날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김영애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인으로 참여한 ‘부림 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에서 부림 사건 피해자 대학생의 어머니인 ‘국밥집 아지매’로 출연한 데 이어 ‘카트’, ‘판도라’ 등 사회 문제를 다룬 영화에 잇달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