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무평가도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최순실 게이트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전반적인 업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다만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업 활성화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국무조정실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6년 정부업무 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42개 중앙행정기관의 업무 성과를 국정과제, 규제개혁, 정책홍보, 정상화 과제, 기관 공통사항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한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6곳이 ‘우수’ 기관으로 평가됐다. 반면 문체부, 교육부, 통일부 등은 ‘미흡’ 평가를 받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차관급 기관 중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경찰청 등 6개 기관이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방사청, 행복청, 새만금청 등 4곳은 낮은 점수를 받아 ‘미흡’ 단골 기관이 됐다.
이철우 정부업무평가실장은 “지난해 정부는 4대 개혁ㆍ규제혁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각종 사건ㆍ사고, 입법 미완료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 성과로 이어지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문체부의 경우 문화융성 사업의 핵심인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이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업무평가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정과제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문체부는 국정과제뿐만 아니라 규제개혁이나 정상화 과제 부문 등까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늑장 대응으로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도 ‘국정과제’ 부문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미흡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창조경제 관련 국정과제들이 직격탄을 입은 미래부는 예상과 달리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미래부의 경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문화창조융합 업무와 일부 연관이 있었지만 창업기업 육성 등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으며 세계 최초 사물인터넷(IoT) 전용 전국망 구축 등으로 ICT 융합 부문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국조실은 부문별 개선ㆍ보완 필요사항을 각 부처에 전달해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 평가 결과 우수 기관에는 포상금을 지급하고, 업무 유공자를 포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