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난동 미숙대처 논란에… 대한항공, 앞으로 '테이저건' 적극 사용한다

입력 2016-12-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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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저건 사용 조건·절차 및 장비 개선, 전 승무원 대상 항공보안훈련 강화

대한항공이 기내 난동 행위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보고, 앞으로 단호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27일 대한항공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 사용·절차 및 장비 개선 △전 승무원 대상 항공보안훈련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기내 안전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와 난동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테이저건 사용 조건과 절차를 개선키로 했다. 기존에는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 또는 신체의 긴급한 위험이 있거나, 항공기 비행 안전 유지가 위태로울 경우 등 중대 사안에만 테이저건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테이저건을 적극적으로 사용토록 해 승무원들이 기내 난동을 조기 제압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더불어 현행 객실 안전훈련에서 실습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실제 객실과 같은 환경에서 유형별 모의실습 과정을 추가하는 한편, 제한된 공간에서 기내 보안장비를 활용하는 훈련을 반복해 승무원들의 현장 대처능력을 강화토록 했다. 관리자급인 객실사무장과 부사무장의 경우 항공보안 훈련 횟수를 현행 연 1회에서 3회로 늘리고, 연 1회 외부 전문가에 의한 위탁교육을 시행해 전문성을 확보토록 했다.

이같은 적극 대처 방안 발표는 기내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가 최근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7개 국적 항공사가 파악한 기내 불법행위는 2012년 191건, 2013년 203건이었다가 2014년 354건으로 74%가량 급증했다. 지난해에서도 460건으로 전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불과 3년 만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지난 20일 승객의 기내 난동에 대처가 미숙했다는 논란을 겪은 것도 배경이 됐다. 지난 20일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하노이-인천) 프레스티지석(비지니스석)에 탑승한 임모(34) 씨는 술에 취해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A(56) 씨의 얼굴을 1차례 가격하는 등 2시간 가량 난동을 부렸다. 임씨는 말리던 객실 사무장 B(36) 씨 등 여승무원 2명의 얼굴과 복부를 때리고, 정비사에게 욕설과 함께 정강이를 걷어찼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테이저건을 꺼내 들고 겨눴으나, 실제로 발사하지는 않았다.

난동을 함께 진압한 팝스타 리처드막스(53)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승무원들의 기내난동 대처에 대한 미숙함을 질타하자, 항공기 안전 위협에 대해 보다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여론이 촉발됐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이날 항공보안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임 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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