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후 불과 사흘 동안 국제 유가가 14% 치솟으면서 유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24% 오른 51.6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 이후 17개월 사이 최고치다. 주간 기준으로는 지난주 WTI는 12% 올랐다. 거래량도 지난 100일 평균보다 19% 늘어났다. 같은 날 런던 ICE의 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0.76% 오른 배럴당 53.94달러에 거래됐다. 2월 기록한 13년래 최저치인 배럴당 26달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지지부진했던 유가 흐름이 사흘간 급등세를 보인 배경에는 OPEC의 감산 합의가 있었다. 지난달 30일 OPEC 회원국들은 1월 생산량 기준으로 하루 생산량을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가 감산에 대해 OPEC 회동 직전까지 서로 다른 입장을 표명해 합의가 불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다.
OPEC는 유가 상승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에울로히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OPEC 합의로 9개월 안에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이며 유가가 배럴당 최고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시장 균형 찾기에 다소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에는 동의하면서도 유가의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내년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60달러를 넘지 않았다.
실제로 5일 NYMEX에서 거래된 1월 물 WTI 선물가격은 홍콩 현지시간 오후 3시9분 기준으로 한때 1.2% 하락하기도 했다. 셰일유 생산 증가 우려가 유가 발목을 잡았다. 원유정보제공업체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3건 늘어난 47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다.
릭 스푸너 CMC마켓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OPEC 감산 합의가 타결되면서 현재 유가를 끌어내릴 요소는 작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다만 현재 유가 수준에서 셰일유 생산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