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 4주째 이어진 촛불집회 주목…“평화적 분위기”

입력 2016-11-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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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사히 “박 대통령, 사태 수습 못한 채 국정 운영 의욕 보여”

외신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주말 촛불집회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대규모 집회지만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많아 평화롭고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19일 주최 측 추산 45만명, 경찰 추산 15만5000명이 서울 광화문에 몰려 촛불집회를 벌였다며 1980년대 민주화 항쟁 이후로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박 대통령이 두 차례 TV 방송을 통해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수십만 명이 운집한 집회 소식을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촛불은 겨울바람이 세차게 몰아쳐도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이 퇴진하거나 탄핵당하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집회에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나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부정 입학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 사진과 함께 전하면서 “최 씨 등의 기소장에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가 명기되면 국민의 반발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이 최근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채 국정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사임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는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한국의 시위 풍경이 평화적으로 바뀌었다는 것도 소개했다. AP통신은 이번 집회에 록 음악 공연, 공개발언, 박 터뜨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가족 단위로 즐기기 좋은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랍방송 알 자지라도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많았으며 집회는 대체로 평화적이이었으나 청와대 진입을 막는 대규모 경찰력과 차벽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외신들은 박 대통령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한국이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깊숙이 자리 잡은 국가이며 박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에도 장관직 19명 가운데 2명만 여성을 기용하는 등 여권 신장을 위해 그다지 한 일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시카고트리뷴스는 한국의 최초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이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퇴진 압박받으면서 성차별 문제가 심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여성 단체들이 2013년 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여성 인권 신장의 ‘표면적’ 이정표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이번 사태로 여성 혐오가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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