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1928.10.3~2016.6.27)는 미래학자이다. 미래학자들은 보통 앞일을 어둡게 보는데, 그는 무척 밝게 봤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그래서일까. 그가 펴낸 미래 서적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토플러의 예지력의 원천은 다름 아닌 신문 읽기에 있었다. 매일 아침 전 세계에서 배달되는 7개 신문을 손톱이 새까맣게 될 정도로 읽었다고 하니 가히 그 노력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그는 미국 뉴욕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자신의 바람이었던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평범한 삶을 거부한다. 그리고 마치 평생 흠모했던 헤밍웨이의 삶을 따라 잡으려는 듯, 알루미늄 공장에 용접공으로 들어간다. 그는 일하는 틈틈이 노조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뛰어난 글 솜씨를 발휘한다. 이후 노조가 지원하는 신문사에서 워싱턴 주재기자로 일하다가 뉴욕으로 돌아와 경제전문지 ‘포춘’의 노동 분야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알린다.
그러던 중 1970년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은 ‘미래의 충격’을 통해 미래학자로서 인정받게 된다. 이어 ‘제3의 물결’(1980), ‘권력이동’(1990) 등 대표작을 발표하며 인류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 정보 사회로 이동할 것임을 예견했다.
‘미래쇼크’에선 변화가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3물결’에선 변화가 인류를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지, ‘권력이동’에선 변화를 누가 통제할 것인지를 쓰고 있다. 이들 세 권의 책은 변화의 과정, 방향, 주체가 마치 한 묶음인 것처럼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다.
통신혁명, 재택근무, 전자정보화 등 30~40년 전에 이들 책을 통해 토플러가 제시한 미래상이 오늘날 우리 눈앞에서 그대로 펼쳐질 줄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김대환 편집위원 daehoan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