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방대한 유전체 빅데이터를 취합 분석 활용하는 기술은 다가올 정밀의학 시대의 핵심이지만 현재 미국의 휴먼 롱제비티(Human Longevity), 신테카바이오 등 전세계적으로 일부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다.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암 유전체 협력단(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 ICGC)' 심포지엄에서 슈퍼컴퓨터 기반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의 유발원인인 변이를 밝힌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정 대표는 이번 ICGC에서 2000명 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 2600명의 전장유전체를 비교해 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BRCA1'을 포함한 60가지 유전자들의 돌연변이를 밝혔다. 또한 60가지 유전자들 외에도 암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500여가지 유전자들에 대한 분석결과도 공개했다.
전장유전체는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다루기에 너무나 큰 데이터다. 각 사람의 전장유전체는 30억개 염기가 있는데 각 위치마다 가능한 염기 4종류, 각 염기들에 나타나는 변이들에 따라서 변할 수 있는 단백질 기능 등을 모두 예측 분석해야 하기 때문으로 슈퍼컴퓨터와 고도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필수적이다.
신테카바이오는 한국전자통신원에서 개발한 슈퍼컴퓨터에 독자 개발한 알고리즘이 최적의 상태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개발한 미드웨어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해 냈다. 이 작업을 통해 신테카바이오는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30억개의 전장유전체를 뽑아낼 수 있는 능력과 수 천명의 전장 유전체를 동시에 나열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또한 빅데이터를 필요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를 비교해 특정 그룹에 자주 나타나는 변이를 찾아 질환과 연관된 변이를 찾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테카바이오 관계자는 "이 기술의 장점은 10만명이든 100만명이든 향후 유전자 검사 자료를 쉽게 흡수, 빅데이터화해 정밀의학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은 세계 최초로 인간게놈을 완전 해독한 미국의 생명과학자 크레이그 벤터가 2013년 설립한 휴먼 롱제비티 등 일부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휴먼 롱제비티는 기업가치가 현재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플렛폼의 미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정밀의학 시대에 핵심기술로 부각되면서 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5년 연두교서에서 정밀의학 추진 계획(PMI)을 발표했다. 100만 명 이상의 유전체를 분석해 맞춤의학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은 2013년 보건의료 빅데이터 통합센터(HSCIC)를 설립해 10만 명의 유전체를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노믹스 잉글랜드(Genomics England)’라는 국영기업까지 세웠다. 중국도 정부 지원을 받는 BGI(Beijing Genomics Institute)라는 기업을 통해 유전체 빅데이터 싸움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