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한국 수출 기업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일본과 경합하지 않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혜택을 입을 것.”
한상윤 S&P 글로벌 신용평가 이사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신용리스크’ 패널토론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패널 토론은 우선 마이너스 금리가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됐다. 토론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은 오히려 호재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킴 엥 탄 S&P 글로설 신용평가 상무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의 재무적 대외의존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고, 견고하다”며 “이에 따라 한국의 충격은 미국의 충격에 비해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창 S&P 글로벌 신용평가 전무 역시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볼 때 대출 수요가 줄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곧 대출 금리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이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개별 기업에 주는 효과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은 한국 수출기업들이 수혜를 입힐 것이라고 본다”며 “특히 일본과 경합하지 않는 삼성전자와 LG전가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한국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한 이사는 “사실 언론에서 물류 피해를 많이 언급하지만, 수출 대기업은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다”며 “해운 자체가 공급과잉 사업인 탓에 물류 사태가 장기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해운업 자체가 글로벌 사업이니만큼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전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탄 상무는 “사드가 국가 신용등급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오히려 보복성 대외무역 정책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대중국과의 영향보다 북한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며 “이런 지정학적 영향을 고려했을 때 중국이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로 정책을 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라이언 전무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과거 수년간 주의깊게 본 위험요인이다”며 “이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면 한국은행 산업 및 신용도 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의 개회사는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맡았다. 토론에는 권재민 S&P 아태지역 기업 신용평가 총괄 전무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라이언 창 전무와 킴 엥 탄 상무, 한상윤 이사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