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일 국회에서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경 효과 극대화를 위해 집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두 번의 합의 파기 후 지난달 31일 심야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고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7월 26일 국회에 제출된 이후 37일 만이다.
추경 재원이 추석 명절 전에 시중에 풀리려면 적어도 8월 말까지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만 한다는 것이 정부가 제시한 마지노선이었다. 추경안 국회 통과 이후 준비 절차와 지자체 추경 일정 등에 2주 정도 소요된다고 본 것이다. 또 추석 전 집행 절차를 마무리해 민생을 안정시키고 추석 이후엔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건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특히 2일 정부의 본예산이 국회에 제출되면 추경안과 본예산안이 국회에서 동시에 심의를 받는 전례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것도 우려해왔다.
하지만 여야 3당이 1일 오후 2시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추경 재원이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확정해 자금을 방출할 것”이라며 “세금은 이미 들어와 있으니 추석 전에 집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행 점검회의를 통해 사전 대비를 해왔고, 일부 부처에서는 가내시(임시 통보)를 해 추석 전 각 부처에서 동시다발적인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경안은 여야 합의에 따라 지난달 30일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전날 야당이 교문위에서 누리과정 예산 지원 목적의 지방교육채 상환 예산 6000억 원과 우레탄 트랙 교체 예산 등 총 8000억 원의 증액안을 단독 처리해 여야 간 충돌이 벌어지면서 처리가 지연됐다.
각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누리과정 지원을 위한 예산 증액은 여야가 2000억 원으로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소년 생리대 지원 등 복지예산으로 1800억 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막판 쟁점 중 하나로 야당이 주장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은 편성하지 않되, 부대 의견을 달아 향후 여야가 피해 지원에 노력키로 했다.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곧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확정해 집행할 계획이다. 국무회의 심의를 마치고 대통령의 승인을 얻으면 집행 절차는 사실상 끝난다. 이후 각 부처별 집행계획 확정 및 재원 배분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부터 추경 재원이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