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노조가 반노동 정서와 반노조 성향을 지닌 인수후보자로의 매각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노조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인수 후보로 급부상 한 한국투자증권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단협승계야말로 인수후보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노동조합은 최근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인수 후보중 반노동, 반노조 성격을 지닌 인수후보자 및 투기성 사모펀드(PEF) 후보들을 강력히 거부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현대증권 등의 매각 사례를 예로 들었다.
현대증권은 모그룹이 오로지 매각에만 매달린 채 오랜 매각 일정과 강압적 구조조정으로 인해 내부와 조직이 혼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노조는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한다고 공시한 사실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박정현 노조위원장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리먼사태 위기 극복에 동참한 노조에게 위기 극복 이후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 보상은 커녕 희생을 강요해 노조를 외면한 전력이 있다"며 "통일 임단협에서도 대표 면담을 요청했지만 대화를 거부한 채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한 회사로 업계에서 명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리먼사태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급여 일정부분을 반납받았지만, 이후 리먼 관련 소송에서 이겼음에도 불구 관련 비용을 직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위원장은 "현재도 회사의 성장을 핑계로 여전히 노동자의 갖은 희생만을 강요하는 한국투자증권이 만약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것을 지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노조는 현대중공업그룹측과 사측을 상대로 최근 답보 상태에 있는 노사공동합의서를 작성할 것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미 사측에 두 달 전부터 매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우려를 막으며 미래 성장의 틀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노사공동합의서임을 충분히 주지시켰다"며 "금주 안에 아무런 답변이 없을 경우 물리적, 법적 투쟁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6월 매각이 진행중인 하이투자증권의 졸속 매각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신설하는 등 매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