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82) 일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NHK 등 일본 매체는 일왕이 수 년 내 왕위를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고, 궁내청 관계자에게 이런 의향을 밝혔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를 조만간 일본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일왕은 “헌법에 정해진 (국가)상징으로서의 임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왕위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나이가 점점 더 들면서 공무를 줄이거나 대리인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미치코(美智子) 왕비와 나루히토(德仁·56) 왕세자도 이런 뜻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키히토가 퇴위하고,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왕위가 계승되면 메이지 유신 이후 처음으로 살아 있는 일왕이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된다.
쇼와(昭和) 일왕의 장남으로 1933년 12월에 태어난 아키히토는 11세에 패전을 겪었다. 25세 때인 1959년 미치코와 결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 1989년 쇼와가 사망한 뒤 즉위했다. 전립선암 수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나 궁내청은 일왕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써 1989년 1월 8일부터 이어져 왔던 일본의 연호 ‘헤이세이(平成)’는 왕위 계승과 함께 바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