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창업주 2세 오너경영인인 두 사람은 우리나라 기업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회사 규모와 역사, 사업 분야 모두 엇비슷하다. 2013년 5월 이전까지는 남양유업이 줄곧 매일유업보다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그해 5월 남양유업의 ‘갑질 파동’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역전됐고, 이후로 지금까지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앞서는 구도가 유지됐다.
하지만 최근 남양유업의 실적이 정상화 기미를 보이면서 다시 두 회사의 경쟁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갑질 논란 이후 비용감축과 수익성 개선으로 버텨왔던 남양유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52억500만원, 매출액 292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개선 기대감 속에 지난 4월 1일 남양유업 주가는 연중최고가인 83만4000원을 기록하며 매일유업의 시가총액을 잠시 역전하기도 했다.
매일유업도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3% 증가한 88억원, 매출액은 6.1% 증가한 3933억원을 달성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 2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연초(1월 4일) 4만3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3월 10일 5만500원까지 오른 뒤 현재는 4만4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저점(2015년 8월 21일, 3만500원) 이후를 살펴보면 약 1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는 모습이다.
두 회사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2분기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실적부진의 기저효과 덕에 올해 2분기에도 이익개선세가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매일유업의)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국내 원유 재고 감소와 원가 절감 노력으로 2.7%가량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양유업 또한 올해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의 정상화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남양유업이 대리점 파동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이익 정상화로 가는 중”이라며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대리점 파동 이전 수준(2011~2012년)으로 회귀하지는 못하겠지만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남양유업에 남아있는 ‘갑질 이미지’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실제 지난 4월 초 상승세를 보이던 남양유업 주가는 중 갑자기 급락세로 전환했다. 당시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남양유업의 주가에도 불똥이 튀었던 것.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남양유업 사건의 상징성이 워낙 컸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론의 반감을 자극할 만한 유사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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