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울린 총성에 브렉시트 기류 급반전

입력 2016-06-17 08:18 수정 2016-06-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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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해온 영국 노동당의 여성 하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괴한의 피습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뇌관으로 꼽혔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 콕스 의원은 이날 오후 1시께 잉글랜드 북부 웨스트요크셔 버스톨도서관에서 유권자와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던 중 변을 당했다. 당시 콕스 의원은 의원 보좌관과 잠시 말다툼을 벌이던 50대 남성으로부터 세 차례 총을 맞고 흉기에도 찔렸다. 바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남성은 “영국이 우선이다”를 외쳤던 것으로 전해져 브렉시트 찬성파로 추정되고 있다. 콕스 의원은 그간 브렉시트 반대와 중동 난민의 수용을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콕스 의원의 피습 소식이 전해진 후 영국과 유럽은 충격에 빠졌다. 과열 양상을 보였던 브렉시트 찬반 진영의 캠페인은 모두 중단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캠페인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며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콕스 의원의 가족, 그의 선거구민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들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하루 연기하기로 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브렉시트 관련 보고서 발표를 연기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브렉시트로 인한 파급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뉴욕 3대 지수는 콕스 의원의 피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반등에 성공, 6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장 초반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오후 들어 급격하게 반등해 1.421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EU 잔류 여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과 브렉시트 투표 연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와 금값에 대한 쏠림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03.58엔까지 떨어져 2014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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