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아이폰SE, 지원금보다 약정할인 더 유리…‘요금제 함정’ 안 빠지려면?

입력 2016-05-10 16:54 수정 2016-05-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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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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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입니다. 오늘(10일) 국내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상이죠. 통신 3사 온라인몰에선 이미 ‘매진’ 표시가 뜨고 있고요. 오프라인 매장에도 단말기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구경 좀 해볼까요? 일단 화면 크기가 4인치로 줄었습니다. 3년 전 출시된 ‘아이폰5S’와 같네요. ‘아이폰은 한 손에 쏙 들어와야 제 맛’이란 애플 마니아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성능은 지난해 나온 ‘아이폰6S’와 같습니다. 최신 프로세서인 A9 칩과 M9 모션 코프로세서가 탑재됐죠. 카메라는 1200만 화소를 자랑하고요. 근거리 통신(NFC)을 이용한 애플 페이도 지원합니다. 고품질의 4K 비디오 캡처 기능도 있고, LTE 속도는 ‘아이폰5S’에 비해 50% 빠르죠.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착한 가격’입니다. 16GB는 56만9800원이고요. 64GB는 69만9600원입니다.

“이 기회에 휴대전화 바꿔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도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그럼 계산기 한 번 두들겨 볼까요? 우선 통신 3사 공시지원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LG유플러스: 13만7000원(데이터100, 10만원)
2. SK텔레콤: 12만20000원(band100, 10만원)
3. KT: 11만5000원(LTE999, 9만9000원)

여기에 15% 추가지원금을 받으면 16GB 모델 최저가는 △LG유플러스, 41만2250원 △SK텔레콤, 42만9500원 △KT, 43만7600원입니다. 64GB 모델은 △LG유플러스, 54만2050원 △SK텔레콤, 55만9300원 △KT, 56만7400원이네요.

생각보다 싸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선택약정할인’ 카드가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살 때 지원금을 안 받는 대신, 요금을 깎는 거죠. 지난달부터 할인율이 20%(기존 12%)로 높아져 잘만 이용하면 통신료를 많이 아낄 수 있습니다. 선택약정할인 때문에 통신사 1분기 실적이 출렁였다죠? 고객에게 그만큼 많이 퍼준다는 뜻입니다.

그럼 다시 계산기를 두들겨 보겠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월 6만원대 요금제(24개월)로 비교하겠습니다.

1. LG유플러스: 31만6272원(데이터59.9, 5만9900원)
2. SK텔레콤: 31만6800원(band59, 5만9000원)
3. KT: 28만8000원(LTE599, 5만9900원)

선택약정할인으로 따지면 ‘아이폰SE’의 실 구매가는 △16GB, 20만원 중반 △64GB, 30만원 후반까지 떨어집니다. 무료 데이터 용량과 무료 통화시간은 줄어들지만, 최대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20만원 가량 저렴하게 사는 셈입니다.

(출처=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출처=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내가 호갱이었다니…. 당장 요금제 바꿀래!”

최근 휴대전화를 산 분이라면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합니다. ‘선택약정할인 is 뭔들’은 아니니까요. 단말기 출고 시기와 사용자별 특징에 따라 공시지원금 할인이 더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 이번 어버이날에 새 휴대전화를 장만한 저희 부모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부모님의 원하는 조건(?)은 간단했습니다. △화면은 널찍해야하고 △배터리는 분리돼야 하며 △문자 자판은 익숙한 것이어야 한다. 또 △통화와 검색, 게임만 이용하기 때문에 사양이 높을 필요가 없고 △최신 모델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모델이 지난해 1월 출시된 ‘갤럭시 그랜드맥스’입니다.

SK텔레콤 직영점으로 가서 가격을 따져봤습니다. 부모님의 3개월 평균 통화량과 데이터 이용량을 확인한 직원은 ‘band36(데이터 2.2GBㆍ전화 무제한)’을 추천했습니다. 다만 6개월간 ‘band59’를 유지하면 공시지원금 24만원을 받아 7만9000원에 단말기를 살 수 있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온라인 몰에서는 15%(약 3만6000원) 추가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추가지원금이 제공되지 않는 모델이라 하더군요.

1. 출고가(A): 31만9000원
2. 공시지원금(B): 24만원
3. A-B=7만9000원(일시납)

부모님의 단말기 구매가격입니다. 만약 부모님이 공시지원금을 안 받는 대신 20% 선택약정할인을 받았다면 혜택이 얼마나 될까요? 3만6000원 요금에 부가세(10%) 더한 금액으로 따져보겠습니다.

1. (3만9600원×24개월)×20%=19만80원
2. 공시지원금 24만원 >선택약정할인 19만80원

(뉴시스)
(뉴시스)

“귀차니스트는 기업의 좋은 먹잇감이다.”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일본의 경제학자 요시모토 요시오 박사의 말입니다. 통신사 요금체계는 지나칠 정도로 복잡해서 처음부터 ‘딱 맞는 것’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거죠. 일정 기간 자신의 사용 패턴(통화량ㆍ데이터 이용량)을 확인한 뒤 주기적으로 요금 리모델링을 해야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기업들이 좋아하는 소비자는 아닌가요? 지금 바로 자신의 요금제를 확인하고 계산기를 두들겨 보세요. 5분만 ‘부지러니스트’가 되면 ‘호갱’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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