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전환을 기록하는 등 최근 위기에 빠진 위닉스가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중국시장에서 반전을 모색한다.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가전기업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중국시장에서 평가받고, 시장 접근력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위닉스는 21일 독일 가전업체 B사와 중국시장에서의 ODM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3년간 자사 공기청정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유통망과 판매력을 지닌 B사를 활용해 위닉스 제품이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향후 현지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위닉스와 B사의 협력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중국 대기오염에 따라 현지 환경가전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공급 예정인 위닉스의 공기청정기는 주로 중국 온라인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쇼핑몰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ODM 대상 제품은 위닉스가 올해부터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공기청정기여서, 향후 회사의 사업 전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시장 ODM 계약에 위닉스의 기대도 크다. 지난해 영업손실 107억5421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의 쓴 맛을 봤던 만큼, 글로벌 기업과의 ODM 계약은 반전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제습기라는 인기제품에만 주력했다가 위기를 겪었던 위닉스는 올해부터 공기청정기 등으로 상품군을 다각화하고, 수출 전략도 변화를 주며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시장 수출 전략도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닉스는 지난해 12월 중국 가전ㆍ가구전문업체 오우린그룹과 공동브랜드 수출계약을 맺고 자체 브랜드 수출 강화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ODM 수출 계약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에 대해 위닉스 관계자는 "회사의 전체 수출 전략이 ODM으로 바뀐 것은 아니며, 오우린과의 공동 브랜드 수출도 꾸준히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DM은 비교적 시장 접근력이 높아 생활가전업체들의 초기 수출 전략으로 쓰인다. 실제 렌털업계 1위 업체 코웨이도 2008년부터 글로벌 가전업체 P사와 공기청정기 ODM 수출에 나서왔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50~60%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위닉스 역시 글로벌 기업인 B사와 협력하는 만큼 높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ODM은 신흥 수출 시장에서 접근력이 높고, 제품 완성도와 기술력 등을 시장에서 직접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단기적인 실익 측면에서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사업을 확장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위닉스는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2년 내 청정가습기, 청정제습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기존 실내 난방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B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기제어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중국시장에서 확실한 점유율을 확보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