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의 선전으로 지난 2월 전체 산업생산이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소매판매와 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씻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2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작년 10월(-0.8%)과 11월(-0.5%) 연속 감소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12월 들어 1.3% 반등한 뒤 지난 1월(1.5%) 한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
2월에는 광공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전반적으로 생산이 선전하면서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1.9%)와 전기장비(-2.4%) 등에서 증가했지만 반도체(19.6%)와 금속가공(12.5%) 등 주력품목이 증가하면서 전월보다 3.3% 늘었다. 이는 2009년 9월(3.7%)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ㆍ임대(-6.0%), 도소매(-1.1%) 등에서 감소했지만, 협회ㆍ수리ㆍ개인(6.8%), 운수(2.5%) 등이 늘어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한 달 전보다 2.1% 늘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1.2% 포인트 상승한 73.5%를 나타냈다.
생산분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소비지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소매판매는 개소세 인하 연장의 효과로 승용차 등 내구재(3.6%)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와 의복 등 준내구재(-2.1%)가 큰폭으로 줄면서 1.8% 감소했다. 전월(-1.3%)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소매업태별로는 승용차·연료소매점이 전월보다 4.9%, 슈퍼마켓이 3.5% 증가했다. 편의점과 무점포소매도 각각 19.4%, 15.2% 늘었다. 하지만 전문소매점과 대형마트는 전월보다 각각 1.9%, 1.5% 줄었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29조1806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9% 증가했다. 설비투자 또한 기계류(-3.4%)와 운송장비(-15.0%)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에 비해 6.8% 감소했다.
이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지난 2월 설비투자 감소율은 2014년 8월(-7.3%) 이후 가장 크다. 다만 전년동월로는 국내기계수주(선박제외)가 공공부문과 자동차, 기타운송장비 등 민간부문에서 수주가 모두 증가해 21.8% 늘었다.
건설기성(불변)은 전월에 비해 토목(0.8%)과 건축(2.1%)이 모두 늘면서 전월대비 1.7% 증가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9.8% 늘었다. 건설수주(경상)는 토목과 건축이 모두 늘어 전년 동월보다 85.3%나 급증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내렸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엇갈리는 경제지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정부는 경기가 연초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개소세의 재인하가 결정되면서 2월 승용차 내수 판매가 9.0%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이달 들어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고 소비자심리도 4개월 만에 개선된 것도 경기회복에 기대감을 불어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3월에는 수출이 개선되고 경제 심리가 호전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하고 신형 휴대전화가 판매되면 소비·투자지표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출이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면 경기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2월 소비의 경우 정부의 정책 효과가 떨어지면서 완만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저유가 효과 등이 줄어들면서 생산 또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전문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선 정부가 경기를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려고 하기보다는 장기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