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원주민 거주 지역인 남부 치아파스주의 산악도시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카사스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원주민 언어로 미사를 이끈 교황은 정치인의 특권 타파를 촉구하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미사에서는 특별히 멕시코 원주민들이 가장 많이 쓰는 세 가지 언어인 초칠(Tzotzil)어, 첼탈(Tzeltal)어, 촐(Ch’ol)어 등이 기도문 낭독에 사용됐다. 교황은 이날 산 크리스토발에서 거행한 미사에서 원주민들은 수세기 동안 사회로부터 착취당하고 소외됐다며 세계가 원주민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인간은 대자연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며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대응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우리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자연적 위기를 앞에 두고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점에서 당신들(원주민)은 우리에게 가르쳐 줄 것이 많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만나 오랫동안 멕시코 정치의 특징으로 자리잡아온 특권을 타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또 멕시코 주교들과 함께 성모 과달루페 성당에서 미사을 마치면서 "공동선을 책임지는 지도자들은 정직해야만 하며 특권이나 부패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권이나 특혜를 추구하면 결국 부패와 마약 거래, 다른 문화에 대한 배척, 폭력과 인신매매, 납치와 살인, 발전의 지체 등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은 지난 12일부터 엿새 일정으로 멕시코를 방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