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홈쇼핑 시장의 양강체제가 무너졌다. 국내 TV홈쇼핑 시장이 형성된 이후 줄곧 유지되어 왔던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양강구도가 현대홈쇼핑의 부상으로 무너지면서 올해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5일 증권업계 및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이 지난 2015년 취급고 기준으로 업계 2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업계 1위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TV홈쇼핑 시장은 GS홈쇼핑과 CJ오쇼핑이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우며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 양강구도를 형성해왔기 때문에 현대홈쇼핑의 부상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 전체 총액인 취급액 기준으로는 GS홈쇼핑이 1위다. 지난해 1~3분기까지 GS홈쇼핑의 누적 취급액은 2조5523억원이며, 현대홈쇼핑이 2조3307억원으로 2위였고 CJ오쇼핑이 2조274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취급액 중 판매업체에 판매 원가 등을 떼주고 남은 판매 수수료만 모아 산출하는 매출액 기준으로는 CJ오쇼핑이 1위다. CJ오쇼핑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8296억원으로 GS홈쇼핑(7868억원)을 앞섰다. 영업이익 기준으론 현대홈쇼핑이 작년 3분기까지 788억원으로 달성해 1위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에만 취급고 812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외형 기준으로는 확실히 CJ오쇼핑을 누르고 업계 2위에 올라선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은 지난 2분기, 3분기 백수오 환불 비용이 업계 최대 규모인 82억원을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익 1위, 최급고 2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홈쇼핑의 이 같은 성공 뒤에는 정지선 회장의 차별화 전략이 한 몫했다. 정 회장은 첫 인수·합병(M&A) 작품인 한섬과의 협업을 강조하며 홈쇼핑 브랜드 모덴을 출시해 패션잡화 판매 확대를 이끌어냈다. 또 그동안 집중해왔던 모바일의 영업이익률이 7~8%로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높아 이번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는 2015년 홈쇼핑업계 순위를 취급액 기준으로 1위 GS홈쇼핑, 2위 현대홈쇼핑, 3위 롯데홈쇼핑, 4위 CJ오쇼핑 순으로 전망했다. CJ오쇼핑은 현대홈쇼핑에 이어 롯데홈쇼핑에도 뒤져 시장에 충격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추락의 원인은 자체브랜드(PB)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PB 제품 비중이 늘면 취급액이 대부분 매출로 잡히기 때문으로, 지난해 1~3분기 CJ오쇼핑의 PB 상품 비중은 1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J오쇼핑 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저효율 상품의 판매를 줄였고, 이에 따라 소폭의 외형감소를 기록한 것”이라며 “외형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전략은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