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60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작년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93억원으로, 1년 전(314조4511억원)보다 32조5982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이들 은행이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 방식으로 넘긴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27조8천120억원)을 포함한 실질적인 연간 순증액은 60조4102억원에 이른다.
이는 2011년 이후 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가장 많았던 2014년(30조1603억원)의 2배 규모다. 2011~2013년에는 매년 12조~18조원 정도 증가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싼 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시장 활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매매 거래가 늘어나고, 전세가격이 치솟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2127조원으로 전년(1961조원)보다 166조원 늘었다.
전세난에 따른 거래량 증가, 가격 상승,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만 전년보다 40.7% 넘게 증가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5.06% 상승, 전년 상승률(2.43%)의 2배를 넘었다.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4년 말 4억9177억원에서 작년 말 5억2475억원으로 약 3300만원 올랐다. 전세난도 심각해져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6.11% 올라 2014년 상승률(4.36%)을 웃돌았다. 전세 품귀 현상이 발생한 서울 아파트의 경우 평균 전세가격이 3억1864만원에서 3억1800만원으로 약 6000만원(18.6%) 뛰었다.
이 같은 주택담보대출 대출 증가세는 올해 한풀 꺾일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 은행들이 위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낮춰 잡고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각 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5로, 2008년 4분기(-23)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대출 심사 때 금리나 기간 등의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 수가 완화하겠다는 회사 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전망지수도 지난해 11월부터 두달 연속 100 이하를 밑돌고 있다. 기준지수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세를 전망하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권의 주택대출심사가 깐깐해진다는 징후가 포착되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난달 은행권을 향했다.
6대은행의 12월 주택담보대출은 5조7198억원으로, 11월 증가분(4조368억원)보다 1조683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