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농심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 시장은 2010년 7747억원에 이어 2012년 9529억원,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까지 규모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간편식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도록, 영양에 초점을 맞춘 간편식 제품들이 대세를 이끌고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이그니스는 최근 미래형 식사를 표방한 식사대용식 ‘랩노쉬(Lab Nosh)’를 출시했다. 랩노쉬는 이그니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흥행 중인 ‘소일렌트(Soylent)’를 벤치마킹해 한국인 영양조건과 식습관을 고려해 개발한 제품이다. 필수 영양이 고루 함유된 분말을 물과 혼합해 먹는 유동식(Liquid food) 제품으로, 바빠서 끼니를 챙기기 힘든 사람들이 간편하게 식사를 대체할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 영양 섭취 기준량을 바탕으로 영양소 밸런스를 맞춰 설계됐으며, 랩노쉬 1개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을 비롯해 식이섬유와 비타민 및 미네랄 23종이 함유되어 있다. 랩노쉬 1병(300㎖) 의 칼로리는 340kcal으로, 섭취 시 5시간 동안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다.
곡물을 활용해 영양을 맞춘 간편식도 인기다. 경북잡곡산학연협력단은 올해 10월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정용진 교수(계명대), ㈜KMF와 공동 개발한 ‘발효고까루’를 출시했다. 발효고까루는 식사 대용이나 운동 전·후 단백질 보충 섭취, 청소년·수험생을 위한 간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동결 건조기술을 적용해 맛과 영양을 살렸다. 1포(30g)씩 종이컵 1컵 분량의 물이나 음료에 풀어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찰흑미, 검정콩, 흑보리 등 유기농 블랙푸드를 사용해 만든 간편 식사대용식 ‘올가 블랙 미숫가루’도 눈길을 끈다. 올가홀푸드가 지난 9월 출시한 이 제품은 국내산 유기농 블랙푸드와 검정깨, 귀리, 이집트 병아리콩을 넣어 만들었다. 블랙푸드는 검은색을 내는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올가 블랙 미숫가루는 섬유질, 비타민, 아미노산 등 영양성분 함량이 최대 12배까지 증가하는 발아 시기의 유기농 블랙푸드를 사용해 영양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쌀과 과일을 활용한 간편식 제품도 있다. 빌리프인미에서 지난 5월 출시한 ‘과일죽의 시대’는 100% 국내산 과일과 쌀을 사용해 과일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담은 건강 영양죽이다. 스파우트파우치 형태로 제작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랩노쉬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간편식은 맛이나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춰 출시됐으나, 식사를 제때 챙기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간편식을 찾기 시작하면서 영양을 고려하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식사를 대신하는 만큼, 얼마나 고른 영양을 제공하는지가 간편식을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