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3년 만에 뭉친 클릭비 “우리의 컴백, 생각만큼 작은 일 아니었다”

입력 2015-10-21 12:0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그룹 클릭비 (사진제공=DSP미디어)
▲그룹 클릭비 (사진제공=DSP미디어)

“자,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클릭비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만난 클릭비의 첫 인사는 꽤 인상 깊었다. 데뷔 16년 차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신인처럼 한 사람의 구령에 맞춰 인사를 했다.

1세대 아이돌들의 황금기였던 1999년 7인조 꽃미남 밴드로 데뷔한 클릭비는 소녀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2년 3.5집 활동 이후 유호석, 노민혁, 하현곤이 탈퇴로 인해 4인 체제로 재편되면서 더 이상 7명이 함께 있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7명 멤버들이 함께 활동했던 기간은 3년 정도로 길진 않았다. 하지만 클릭비는 베이스, 드럼, 기타 등 기존 밴드 포지션에 댄스그룹을 결합한 특색 있는 그룹으로 ‘백전무패’, ‘카우보이’, ‘드리밍’ 등 히트곡을 남기며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추억 속에 머물러있던 클릭비가 완전체로의 복귀를 꿈꾼 시기는 2013년 DSP 콘서트 때부터다. 개인 활동 중에도 매년 8월 7일 데뷔일과 연말에 정기적으로 만나온 7명의 멤버들은 2년 전 DSP 콘서트 무대에 함께 서면서 컴백을 추진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클릭비 컴백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상혁은 “각자 소속사도 다르고 멤버별로 군 복무 시간도 다르다 보니 하나로 묶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난해 복고 열풍이 불면서 동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가수들이 컴백하는 모습을 봤다. 하지만 그때 컴백하지 않았던 이유는 마치 그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듯 보이는게 걱정이 됐기 때문”이라며 컴백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룹 클릭비 (사진제공=DSP미디어)
▲그룹 클릭비 (사진제공=DSP미디어)

클릭비는 최근 SBS 추석특집 예능프로그램 ‘심폐소생송’에 출연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심폐소생송’의 인기는 멤버들도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노민우는 “2011년 6인조로 나왔었는데 그때처럼 우리만의 축제가 되어서 끝날까 봐 컴백이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심폐소생송’이 이슈가 되면서 우리의 컴백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멤버들 모두가 요즘 행복하면서도 불안하다. 이슈화시키려고 계획된 것은 단언코 하나도 없었다. 단지 타이밍이 잘 맞았다. 지금의 뜨거운 관심이 행복하면서도 이러다 어그러지게 될까 봐 걱정된다”며 지금의 심경을 고백했다

‘심폐소생송’ 이후 클릭비에게 일어난 변화는 놀라웠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연일 오른 것은 물론 멤버들 SNS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화제가 됐다. 오종혁은 “SNS를 보면 놀랍다. SNS 창 안에서 예전 팬들이 다시 모이는 모습을 보니 우리의 컴백이 생각하는 것만큼 작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폐소생송’ 출연은 멤버들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7명의 멤버들은 투표를 감행했고, 4:3의 결과로 ‘심폐소생송’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던 유호석은 “음악에만 집중 받고 싶었다. 혹시나 방송 출연으로 인해 공들여온 컴백에 차질이 생길까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함께 반대표를 던진 오종혁도 “10월 컴백을 앞두고 9월 방송되는 ‘심폐소생송’으로 인해 마치 대중의 반응을 보고 나온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싫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룹 클릭비의 하현곤 (사진제공=DSP미디어 )
▲그룹 클릭비의 하현곤 (사진제공=DSP미디어 )

DSP 콘서트가 있기 전까지 7명의 멤버들은 너무나도 다른 생활을 지내왔다. 뮤지션으로서의 생활을 이어온 멤버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멤버들도 있었다. 오종혁은 뮤지컬 공연을 해왔고, 유호석은 1년 전 군대를 다녀왔다. 유연석과 김상혁은 개인사업에 몰두해왔고, 강후는 2011년 뮤지컬 이후 활동을 접고 다른 직업을 알아보려고도 했다. 노민혁과 하현곤만이 꾸준히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을 이어왔다. 오종혁은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안 한 멤버들이 많았기 때문에 컴백을 결심했을 때 걱정을 많이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멤버들이 빠르게 감을 잡았다. 특히 현곤이가 클릭비에서는 노래를 했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 클릭비를 떠나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많이 발전했더라”며 감탄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7명의 멤버들이 하나의 곡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연석은 “멤버들의 음악적 공감대를 하나로 모으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가요계 트렌드에 맞춰 클릭비만의 색을 나타내기도 쉽지 않았다. 오종혁은 “요즘 음악들은 기계 소리가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한창 클릭비가 활동했을 시기에는 밴드라는 뼈대가 있었기 때문에 리얼한 악기 소리가 많이 들어갔다. 예전처럼 리얼한 악기 소리만 나오면 올드하고 너무 트렌드를 쫓아 기계 소리를 가져가면 저희 색을 못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중간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룹 클릭비의 노민혁 (사진제공=DSP미디어)
▲그룹 클릭비의 노민혁 (사진제공=DSP미디어)

중간점을 찾기 위해 수차례 밤샘 작업과 수정 녹음을 거쳐 만든 앨범이 ‘리본(Reborn)’ 이다. 앨범에는 클릭비 특유의 록 사운드를 느낌을 살린 타이틀곡 ‘리본’과 ‘보고싶어’ 곡이 수록되어 있다. 노민혁은 이번 앨범에 대해 “클릭비는 트렌디 했던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서 가장 앞선 음악들을 선보이면서 조금은 다른 길을 가길 원했고 그렇게 걸었다고 자부한다. 이번 앨범은 기존 뼈대인 밴드 사운드를 녹여내려 했고 그 중심에 트렌디 함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앨범이기에 2곡만 들어있는 것이 살짝 아쉬울 법하지 않냐는 말에 그는 “13년 공백을 지우기 위해 어떤 음악적 색깔과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한 것이 이 2곡에 담겨 있다”며 “미니 앨범을 작업하는 그 정도의 노력으로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또한 유호석은 “급하게 결과물을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 완성도면에서 대중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며 “한 번에 힘을 쏟아서 추진력을 잃기보다 1999년도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서 수정해야 할 부분은 수정해나가면서 앞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이번 클릭비의 무대는 음악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다. 멤버들은 “컴백의 목적은 팬들과 공연을 통해 만나기 위해서다.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린 친구들과 경쟁하는 모습처럼 보이기 싫다”고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공연을 통해서만 공개되는 클릭비의 무대는 11월 2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12월 19일 대구, 26~27일 부산에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년 째 공회전' 허울 뿐인 아시아 금융허브의 꿈 [외국 금융사 脫코리아]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빼빼로 과자 선물 유래는?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100일 넘긴 배달앱 수수료 합의, 오늘이 최대 분수령
  • '누누티비'ㆍ'티비위키'ㆍ'오케이툰' 운영자 검거 성공
  • 수능 D-3 문답지 배부 시작...전국 85개 시험지구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13:2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961,000
    • +6.21%
    • 이더리움
    • 4,443,000
    • +1.83%
    • 비트코인 캐시
    • 614,500
    • +4.15%
    • 리플
    • 825
    • +4.04%
    • 솔라나
    • 290,600
    • +3.86%
    • 에이다
    • 825
    • +7.14%
    • 이오스
    • 800
    • +11.11%
    • 트론
    • 232
    • +3.11%
    • 스텔라루멘
    • 157
    • +7.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150
    • +6.04%
    • 체인링크
    • 19,760
    • -0.3%
    • 샌드박스
    • 418
    • +8.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