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캣맘 사망 용의자는 '초등학생'… 방화에 장기매매까지 ‘무서운 10대’

입력 2015-10-16 13:23 수정 2015-10-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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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캡처)
(YTN 캡처)

고양이 집을 지어주던 이웃 주민을 벽돌로 살해한 ‘캣맘 사망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와 한 아파트에 살고 있던 초등학생이라고 합니다. 중력 실험을 위해 친구들과 옥상에 올라가 벽돌을 던졌다고 하는데요. 부모조차도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충격입니다.

얼마 전에는 여고생 5명이 금품을 빼앗기 위해 지체 장애인을 감금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고문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뜨거운 물을 몸 곳곳에 붓고, 담뱃불로 살점을 지졌다고 합니다. 심지어 실신한 피해자를 장기매매 업자에게 팔아 넘기려고 한 정황까지 포착됐는데요. 경악스럽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같은 10대 강력범죄가 매년 늘고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살인, 강도, 강간ㆍ추행, 방화 등 4대 강력 범죄로 검거된 10대는 1만 3846명에 달합니다.

하루 평균 9건씩 10대에 의한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지난해 10대가 저지른 살인사건은 34건에 달했습니다. 2010년 12건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대로 강도사건은 1174건에서 429건으로 3분의 1이나 줄었습니다.

‘강도는 옳고, 살인은 그르다’란 논리는 아니지만 10대들이 더 중범죄에 빠지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박남춘 의원실)
(박남춘 의원실)

뭣 때문일까요. 가정과 학교가 제 기능을 다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란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학대를 피해 길거리로 나오면서 자연스레 범죄에 빠져드는 거죠. ‘가출팸’(가출 청소년+패밀리)이라고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말합니다.

처음 이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의 돈을 뜯어내는 좀도둑에 불과했습니다. 소위 ‘삥’이라고 하죠. 그러나 인원수가 많아지면서 권력관계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 삼촌, 동생과 같은 역할을 나눠 갖는 거죠.

남자아이들은 아리랑치기, 절도 등으로 돈을 마련하고 여자아이들은 유흥업소 도우미, 성매매 등을 통해 생활비를 법니다. 이 가출팸에 ‘성인 오빠’가 끼면 범죄는 더 악랄해집니다.

아이들이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학교는 뭐하냐고요?

학교도 보호막 기능을 잃은 지 오랩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찰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는 3만6964건이나 됐습니다. 5524명은 검거됐다네요.

하루 평균 200건이 넘는 학교폭력이 신고되고 이 중 30명이 검거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성폭력이 크게 늘었습니다. 2012년 성폭행을 저지른 학생은 509명이었습니다. 이듬해 1067명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1295명까지 급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엔 600명이나 검거됐다고 하네요.

(영화 '돈크라이마미' 캡처)
(영화 '돈크라이마미' 캡처)

중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지캉바오는 ‘아이를 바꾸는 잔소리, 아이가 흘리는 잔소리’란 책에서 “아이들은 어디에서도 사랑을 못 느낄 때 범죄를 일으킨다. 이것이 소년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다”라고 했습니다.

처벌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필요한 때입니다. 고민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힘 내, 이 또한 지나간단다”라고 말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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