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야구장이 한산했던 시절부터 야구를 즐겼던 골수팬으로서 최근의 인기로 일정 부분 불편함이 증가한 것을 느낀다. 우선 목 좋은 관람석을 차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위치 좋은 자리의 경우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는 순간 대학교 수강신청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매직을 경험하곤 한다. 게다가 입장료는 또 왜 그리 올랐는지…. 예전에는 영화보고 팝콘 사 먹을 돈이면 야구장 가서 치맥까지 먹고 올 수 있었는데, 이젠 그 돈이면 야구장 입장만 가능한 것 같다.
야구의 인기가 크게 올라간 만큼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가격이 당연히 올라가긴 하지만, 왠지 부담스럽고 불편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만 알고 있던 숨겨진 맛집이나 명소가 있었는데, 그곳이 입소문을 타면서 예전과 달라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최근 많은 사람들이 한국 야구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발전했다고들 말한다. 예전에는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선수들을 데려와도 한국에서 톱클래스의 용병으로 활약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준 메이저리거급 선수를 데려오지 않고서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치를 절대 충족시킬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선수가 와서 헤매기도 하고, 한국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멋진 활약을 펼치기도 한다.
최근 야구 발전은 선수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도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 부상을 방지해주는 그라운드와 관람하기 편리해진 구장 시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성숙해진 응원 문화 등, 한국 야구 자체가 경기 실력, 기반시설, 응원 문화 등이 전체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 같은 골수팬들이 예전에 겪지 못했던 사소한 불편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