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장금상선, 고려해운, 대한해운 등 국내 중견 선사들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보이며 좋은 성적을 냈다.
SK해운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7.5% 증가한 9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476억원으로 4227.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4.0%였던 영업이익률을 올 상반기에는 9.5%까지 높인 것이 눈에 띈다.
이 같은 성장세의 바탕에는 백석현 대표의 오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이 자리잡은 게 한 몫을 했다. SK해운은 컨테이너선, 벌크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대형 선사와 달리 △탱커선 △가스선 △벌크선 △벙커링 등 4개 사업영역을 동일한 비중으로 구성해 상호 보완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 부문 실적이 부진해도 다른 사업이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것.
장금상선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흥아해운은 지난해 두자리수 영업이익(49억원)을 올해 세자리수(135억원)로 늘렸다. 대한해운도 지난해(484억원)보다 13% 늘어난 546억원의 영억이익을 기록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정태순 대표와 이윤재 회장은 30여년 가까이 한 회사에 몸 담은 만큼, 그 누구보다 회사 내부사정에 밝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아시아 단거리 노선에 집중한 것도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최근 물동량이 늘어나는 동남아 노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 5월부터 한국-대만 노선 서비스를 신설해 양질의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하고 있다. 장금상선 역시 지난 5월부터 동남아시아 네트워크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7월 중단했던 필리핀 마닐라 서비스를 재개했다. 그동안 필리핀 마닐라항의 적체 현상으로 기항을 중단했지만 최근 혼잡이 해소됨은 물론 물동량이 늘어나는 등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상선 등 대형 선사들은 여전히 실적 부진과 경영환경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5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단기순손실은 2103억원을 기록하며 손실 폭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423억원을 기록한 한진해운은 올 들어 컨테이너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보다 높은 2265억원을 기록해 벌크 부문 손실(511억)을 상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