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이슬람과 이슬람주의, 지하디즘과 무장조직들 그리고 21세기 테러의 전형 IS로 구성된다.
저자는 이슬람 자체가 폭력적이거나 테러를 추구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이슬람은 종교이자 삶의 방식이며,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은 신과 인간의 관계, 이슬람 공동체 내 개인관계 그리고 개인과 사회 및 국가와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다른 경전인 하디스(말씀)는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것으로, 무슬림이 따라야 할 모범을 제공한다. 그들은 알라의 계시에 의거해 가장 완벽한 인간인 무함마드가 설립한 초기의 이슬람 공동체야말로 무슬림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국가와 사회로 여긴다. 여기서 무슬림에게 이상 국가는 알라가 제시한 원칙과 율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고 강력한 제국을 만들었던 무함마드와 네 명의 후계자 시대를 말한다. 사람은 현실이 고단하면 고단할수록 이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하게 되는데 여기서 이슬람의 과격한 이념과 행동을 정당화하는 ‘이슬람주의’가 등장한다.
“많은 무슬림들은 이슬람 세계가 약화되어 유럽 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현재까지도 서방에 뒤처져 있는 원인이, 이슬람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고 지나치게 서구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현재의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다시 이슬람의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슬람을 이념적 혹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이슬람주의다.”
IS와 탈레반과 같은 단체들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1400여 년의 이슬람 역사에서 테러나 과격주의가 늘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이슬람주의의 등장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몽골제국에 의해 아랍 이슬람 제국들이 궤멸 상태에 빠졌던 시대에 과격 이슬람주의의 아버지인 이븐 타이미야(1263~1328)가 등장한다. 그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확립하고 집대성한 학자로서 방대한 연구서들을 남겼다. 그는 오직 코란과 하디스에 집약된 이슬람 본래 사상과 이념으로 돌아갈 때만이 이슬람 국가의 부활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엄격한 원리주의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압제적 지도자를 암살하고 비이슬람 국가를 타도하는 데 물리력을 쓰는 것을 허용했다. 오늘날 과격 이슬람주의 세력이 가진 반정부 및 반서방 테러 이념의 기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벗어난 정치 체제를 개혁하고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사상적인 토대 위에서 과격 이슬람 테러 단체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들 단체는 이슬람주의 과격 테러단체로, 7세기 초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건설한 이슬람 사회와 국가를 21세기에 재현하겠다는 몽상가들이다. 이들은 이슬람의 해석을 따르지 않는 자는 죽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편의대로 성전, 즉 지하드를 해석한다. 이슬람에서 지하드는 “저들이 먼저 너희와 싸움을 걸어온다면 살해하라”는 코란의 말씀처럼 방어적 성격이지만 그들은 코란의 일부 구절을 왜곡해서 해석한다.
세계 인구의 23퍼센트에 해당하는 16억 명의 무슬림도 이런 상황을 힘들어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의 활동을 완전히 방지할 길이 없다. 실업 상태인 젊은층의 증가와 역사적으로 미진한 국민국가 형성 과정으로 인해 이들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중동 문제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