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펀드 수익률 괜찮은데…꼭 깨야하나요?” 투자자 ‘발 동동’

입력 2015-07-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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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가입한 ‘동양차이나본토주식자UH(주식)ClassA’ 펀드로만 두 배 가까운 수익을 냈다.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다소 수익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99.19%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자투리펀드 정리에 칼을 빼 들면서 A씨도 고민이 깊어졌다. 그가 가입한 펀드 설정액이 15억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1년 만에 큰 수익을 안겨준 펀드에서 굳이 떠날 마음이 없는데 설정액이 워낙 적다보니 펀드가 통폐합 될까봐 불안한 마음이 있다”며 “환매를 해도 투자 금액이 적어 다른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펀드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소규모펀드 정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원본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가 난립하면서 부실관리·운용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자투리 펀드를 임의해지하거나 대형펀드에 합병 또는 자펀드로 편입하는 방식을 통해 정리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운용사 편의를 위해 소규모 투자자만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에 의하면 설정 된지 1년이 지난 공모추가형 펀드 중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펀드는 1080개다. 전체 공모추가형 펀드(2535개)의 42%에 달한다. (기준일:2015.7.14)

자투리펀드의 평균 성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자투리펀드 중 10% 이상 수익률이 난 펀드는 225개로 전체의 20% 수준이다. 5% 이상 수익률을 낸 펀드 비중은 50%에 달한다. 은행이자를 웃도는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 투자자라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설정원본 100억원 이상 중·대형 펀드 975개 중 229개(23%)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난 것과 비교해 전체 자투리펀드의 32% 수준인 350개 펀드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 다소 위험도는 높았다.

그러나 중·대형 펀드에서 10% 이상 수익률이 난 펀드는 212개(21%), 5% 이상 수익률이 난 펀드는 354개(36%)로 자투리펀드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

특히 몇몇 소규모 펀드는 중·대형 펀드보다 훨씬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히든챔피언자(주식)종류A’는 설정액이 1억원인 초소형 펀드지만 연초 이후 44.16% 수익률을 냈다. 설정액 규모가 36억원인 ‘미래에셋녹색성장 1(주식)종류A’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44.07%로 높은 편이다.

설정액이 10억원이 되지 않는 ‘미래에셋소득공제장기성장유망중소형주전환자 1(주식)종류C’, ‘신한BNPP좋은아침중소형주자[주식](종류A1)’,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장기소득공제자 1(주식) S-T’, ‘미래에셋코스닥Star30인덱스 1(주식)종류A’ 등도 연초 이후 30% 대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자투리펀드의 수익률 문제를 떠나 펀드 대형화를 통해 장기적인 운용 효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률이 우선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정책의 실효성이 와닿지 않는 셈이다.

또한 자투리펀드가 정책을 통해 늘어난 측면이 있는데 정리 부담은 투자자에게 돌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득공제장기(소장)펀드와 재형저축펀드 등 정부가 추진한 정책 펀드들이 가입기간과 대상 등 조건이 한정적이어서 운용 규모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장펀드 59개 중 49개, 재형펀드 67개 중 63개가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실장은 “장기적으로 투자자 보호와 운용 효율성을 위해 자투리펀드가 정리돼야 하는 것에는 업계와 당국, 투자자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자투리펀드 정리 과정에서 펀드 변경에 따른 투자자 부담 완화를 위해 운용사나 증권사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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