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질간 치열했던 대림통상의 경영권 분쟁이 4년여만에 막을 내렸다.
대림통상이 알짜계열사 대림요업을 내어주고, 줄곧 경영권을 위협하던 2대주주로부터 주식을 전량 사들이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지난 23일 대림통상은 대림요업의 지분 43.9% 전량을 2대주주인 조카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측에 넘겨줬다.
당시 대림통상은 표면적인 대림요업 처분 목적을 '신규사업을 위한 자금확보'로 밝혔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지배주주인 이재우 대림통상 회장측과 이 회장의 조카인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한 마디로 알짜 계열사를 내줌으로써 대림통상 이재우 회장일가의 경영권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일종의 딜(거래)이 아니겠느냐는 것. 대림통상 관계자도 이번 대림요업 지분매각과 경영권 분쟁간의 관련성에 대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이미 시장에 알려진 것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었다.
대림요업 지분을 받아 든 대림통상 2대주주 이부용 전 회장과 아들 이해영씨(16.38%) 등은 하루 뒤인 24일 보유지분 33.6%를 대림통상 오너일가 계열사인 디앤디파트너스 등 이재우 회장 일가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대림통상 최대주주인 이재우 회장일가는 보유지분이 52.02%대에서 82.97%로 크게 높아지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얻었고, 2대주주인 이부용 전 부회장 측도 알짜 계열사인 대림요업의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 전 부회장과 두 아들 해영, 해서씨는 대림통상으로부터 43.92%의 지분을 넘겨받아 45.16%를 보유한 대림요업 최대주주가 됐다.
대림통상은 창업주인 고 이재준 회장의 셋째 동생인 이재우 회장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으나 지난 2003년 이재우 회장의 조카인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7월에는 2대주주인 이부용 전 부회장 측이 법원에 제기한 주총결의 확인 소송을 취하하는 등 잠시 화해무드를 보이기도 했으나 재차 2대주주측이 지분을 확대하며 공방이 치열해졌다.
특히 오는 3월 대림통상의 오너 이재우 회장, 아들 이재만 부사장, 딸 이효진 이사 등 최고위 경영진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들의 재선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불과 지난해 12월까지도 2대주주 이해영씨 등은 대림통상의 주식을 줄곧 사들이며 지분율을 33.61%(722만5927주)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결국 대림통상 이재우 회장 일가는 알짜 계열사인 대림요업과 대림요업의 자회사인 대림이낙스 등 2개의 계열사를 조카 이부용 전 부회장 측에게 떼주는 다소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 안정적 경영권을 돌려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