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로부터 보직 해임당한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사퇴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전 사장은 10일 사외이사들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 사퇴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
전 사장은 e메일을 통해 “(대표)이사직 사임을 포함해 본인의 거취에 대해 숙고한 결과, 주주 임직원 등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는 회사의 구조조정과 관련한 혼란이 조속히 정리되고 경영이 정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그 이후 주주와 회사가 원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최고경영자(CEO)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한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전 사장을 보직 해임하기로 결정하고,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빠르면 11일 해임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앞서 총괄책임자인 조청명 포스코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을 전격 보직 해임하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 보좌역으로 발령냈다. 지난달 8일 포스코 가치경영실이 작성한 미얀마 가스전 매각과 관련한 보고서가 유출된데 따른 문책인사 성격이 짙다. 이 보고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 사이에 떠돌았고, 전 사장은 그 보고서 내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에는 사내게시판에 “포스코 구조조정은 미얀마 가스전 같은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게 아니라 포스코그룹 내 산재한 부실자산, 불용자산, 비효율자산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개적으로 권 회장을 비판한 바 있다.
포스코가 법적으로 자회사 대표이사를 해임하려면 해당 기업의 사내외이사 50% 이상의 동의를 얻은 뒤 주주총회에서 67%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