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여겨지던 탈모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국내 제약회사와 바이오 업체들이 잇따라 가시적인 개발 성과를 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선 탈모샴푸·가발 등을 포함한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를 1조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구용(먹는)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0억원으로, 이 중 선발제품인 MSD의 ‘프로페시아’가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현대약품의 바르는 탈모치료제인 ‘마이녹실’의 경우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바이오 업체들도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탈모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고품질 실험동물 시장에서 국내 1위 기업인 오리엔트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발모제 신약에 대한 임상 1상시험 승인을 국내 최초로 받았다. 지난 10여년간 오리엔트바이오가 총력을 기울여 개발을 진행해온 발모제 신약 ‘OND-1’은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중국·러시아·호주·남아공·터키 등 20여개 국가에 특허등록이 돼 있다.
오리엔트바이오 관계자는 “OND-1의 주요 성분은 발모효능과 탈모억제력 및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사이클로스포린 A 유도체’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공인된 기존의 제품보다 발모 효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설치류·영장류(대머리 원숭이) 및 사람의 모낭길이 성장 실험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줄기세포 전문 바이오 기업인 메디포스트도 지난 3월 줄기세포를 이용한 탈모치료제 관련 특허를 미국에 출원한 데 이어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탈모 방지 및 발모 효과 관련 기술’에 대해서도 미국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신개념 탈모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로 사전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 연구 결과를 이미 확보해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 특허는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4~5개 국가에서도 출원을 준비 중에 있으며, 연내에 추가로 유럽에도 출원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탈모치료제는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여겨졌었는데, 제약사에 이어 최근 바이오 업체들의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어 탈모치료제의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