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 사업을 반대하는 동대문시장 상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버스노선 신설을 계획했지만 무산됐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18일 용산구 청파동 주민센터에서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며 주민·상인들의 민원을 들었다.
당시 동대문시장 디자이너들은 서울역 고가가 사라지면 동대문에서 청파·공덕동 간 이동이 어려워진다며 버스 노선을 신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이에 시내버스를 활용해 1시간 단위로 동대문과 청파·공덕동을 오가는 순환버스를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으나 담당 실무 부서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다.
시 버스정책과는 신설하려는 구간의 시·종점 주변에 시내버스 차고지가 없어 효율적인 배차관리가 어렵다고 밝혔다. 해당 구간에서 가장 가까운 차고지는 반경 10㎞ 외곽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간의 운행거리는 총 12㎞지만 만리재 때문에 도로가 좁아 회차하려면 버스가 6㎞ 정도를 우회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시 버스정책과는 설명했다.
또한 시내버스는 중간 중간 정류장에 서야 하는데 시·종점만 정차하면 적자가 나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상인들의 요구사항이었던 시내버스 노선 신설이 무산됨에 따라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한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대문시장 봉제업자들은 이 사업 추진 초기부터 대체도로 건설을 강력히 주장해왔으며 우선 단기 대책으로 버스 운영을 제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신규 노선이 마련되지 않으면 상인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