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에 따른 판매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KT&G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T&G는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4285억35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4.7% 증가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1369억1200만원으로 18.0% 늘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3087억7900만원으로 64.1% 증가했다.
KT&G의 이번 호실적은 애초 담뱃값 인상 이후 판매량 급감으로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전망을 뒤집은 결과여서 업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놀라는 모습이다. 가격인상으로 인해 판매량이 1분기에만 41.4%나 줄었지만 오히려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KT&G는 1분기 예상을 뒤집는 호실적을 거둔 이유에 대해 ‘1회성 유통 수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뱃세 인상 전 공장에 쌓아뒀던 담배가 1~3월 집중적으로 풀리면서 이익과 매출 모두 증가했다는 것.
KT&G 관계자는 “(세금 인상 전) 공장에 비축된 물량이 올해 시중에 풀리면서 이익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1회성 재고 차익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재기 논란을 의식한 듯 “재고차익이 발생한 이유는 담배 제조회사가 소매점에 담배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일정량 확보해 놓는 안전 재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재고 차익이 결코 의도적 사재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 사실 시장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이 담뱃값 인상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재고차익 변수로 인해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편 이날 실적 발표 후 KT&G의 주가(12시 현재)는 전일 대비 7% 넘게 폭등 중이다. 앞서 사재기 논란이 번지자 KT&G는 3000억원 이상을 사회공헌 활동에 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고 차익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