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지난 6일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하면서 일동제약과 녹십자 간의 경영권 분쟁이 1년 만에 재점화된 가운데, 녹십자가 언제부터 일동제약에 눈독을 들였는지도 관심사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녹십자가 일동제약 주요 주주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건 지난 2012년 초다. 녹십자는 2012년 3월29일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보고서를 통해 일동제약 주식 207만6880주(지분율 8.28%)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보고했다.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7550원으로 녹십자는 일동제약에 157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녹십자는 이후 9개월 뒤인 같은해 12월10일 시간외 매매를 통해 일동제약 주식 177만주를 주당 8250원에 취득했다. 환인제약이 보유했던 주식을 녹십자가 146억원에 매입하면서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식 384만6880주(15.3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어 녹십자는 1년 좀 지난 시점인 지난해 1월10일 이호찬·이수찬·이홍근씨와 연합유리 등으로부터 일동제약 주식 304만3295주를 주당 1만2500원에 장외 매수했다. 또 같은날 녹십자의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도 광본산업으로부터 21만9598주를 같은 가격에 장외서 사들이며 녹십자의 특수관계인으로 일동제약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에 추가로 380억원 가량을, 녹십자홀딩스는 27억원이 넘는 돈을 일동제약에 처음으로 투자했다. 이로써 녹십자의 일동제약 보유 주식수는 기존 384만6880주에서 689만175주(27.49%)로 늘었고, 녹십자홀딩스는 21만9598주(0.88%)를 보유하게 됐다.
또 녹십자그룹 계열사인 녹십자셀은 이전해인 2013년 3월29일부터 그해 11월28일까지 총 47차례에 걸쳐 일동제약 주식 25만주(0.99%)를 장내 매수했다. 이 기간동안 녹십자셀이 일동제약에 투자한 금액은 28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녹십자 측에서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 지분은 녹십자를 비롯, 그 특수관계인인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셀 등 총 29.36%(735만9773주)다. 녹십자 측이 일동제약에 지분 매입에 투자한 금액은 총 738억4683만원에 달한다.
녹십자 측은 지난 2012년말 이후 일동제약 2대 주주로 올라선 뒤에도 꾸준히 지분 매입을 하면서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과의 지분 격차를 단 3.16%P로 줄인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 보유 주식수는 지난해 말 기준 815만1126주(32.5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