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과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소비심리 침체로 식음료업계가 저성장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생수와 탄산수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이어트와 피부미용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생수와 탄산수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업계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볼 때 생수와 탄산수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롯데·농심 2위 싸움에 남양 가세 = 생수시장이 매년 급성장하면서 식품업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생수시장은 2010년 3933억원에서 지난해 6000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생수시장은 6600억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웰빙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들이 생수를 구매하는 기호가 생수시장 성장의 큰 동력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수원지를 발굴해 초기에 시설 투자를 하고 나면 별다른 추가 투자 없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수익성 때문에 생수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의 1위 제주 삼다수가 장악하고 있는 생수시장에서 롯데와 농심의 2위 싸움이 치열하다. 롯데칠성음료는 2012년 12월 출시 후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던 ‘백두산 하늘샘’을 올해 생수 사업의 전략 상품으로 키우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기존 대표 제품인 ‘아이시스’와 함께 ‘백두산 하늘샘’에 주력하기로 한 것에 대해 농심의 ‘백산수’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산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5.4%의 점유율을 기록,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생수시장 2위에 올랐다. 농심은 생수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입해 백산수 2공장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신춘호 회장이 “지난 50년간의 먹거리가 신라면이었다면 향후 50년은 백산수가 매출을 주도할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생수사업에 대한 농심의 의지가 강하다.
남양유업도 올해 주요 사업분야 중 하나로 생수사업을 강화하기로 하고 해당 사업부문을 대폭 정비하기로 했다. 이원구 대표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깨끗한 물을 먹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감안, 생수시장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남양은 기존의 생수 브랜드인 ‘천연수’를 리뉴얼해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을 강화하는 등의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취약한 생수 브랜드의 로열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연내 프리미엄 생수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매출 역시 2014년 100억원 규모에서 2년 안에 200억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탄산수, 물 열풍 주도 = 물 시장에서 탄산수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탄산수 시장은 생수시장(약 6000억원) 대비 약 7% 규모인 400억원선으로, 전년 대비 100%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탄산수 국내 시장은 2011년에 110억원, 2012년 130억원, 2013년 20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탄산음료가 당분·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그 자리를 탄산수가 차지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탄산수 시장에서는 일화의 ‘초정탄산수’와 롯데칠성의 ‘트레비’가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트레비는 지난해 약 3300만개(500㎖ 페트 환산 기준)가 판매돼 전년 대비 5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맛의 세분화와 과감한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는 레몬, 라임, 플레인 등 3종으로 확대하고, 용량도 280㎖ 병부터 355m㎖ 캔, 500㎖와 1.2ℓ 페트로 세분화했다. 배우 고준희를 모델로 한 TV광고도 선보였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에서 트레비 라임과 에스프레소 더블샷이 한데 어우러진 스페셜 아메리카노 ‘키스 오브 트레비(Kiss Of Trevi)’를 출시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휴대성과 패션성을 강조한 트레비 300㎖ 슬림페트를 출시하고, 소비자 접점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여 국내 탄산수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출시돼 국민 탄산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일화의 초정탄산수도 선도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회사 측은 “지난해에 이어 용기 및 소재 다양화를 통한 라인업 강화와 소비자 지향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입지를 탄탄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