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송강호, ‘명량’ 최민식의 경합으로 압축된 2014년 영화 시상식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는 여배우의 세대교체를 이뤄낸 배우 천우희다.
2004년 영화 ‘신부수업’의 단역으로 시작된 그녀의 연기 인생은 ‘한공주’로 꽃을 피웠다. ‘마더’ ‘써니’ ‘우아한 거짓말’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천우희는 ‘써니’를 통해 대종상,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런 그녀가 지난달 13일 진행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손예진,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천우희는 12월 17일 열리는 청룡영화상의 가장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다. 1000만 흥행작도 아니고, 대형 배급사의 투자를 얻어낸 상업영화도 아닌 독립영화로 일궈낸 결과라는 데 천우희의 존재감이 더욱 빛을 발한다.
천우희는 “이 상을 받기에 난 부족하다. 영화가 주는 감동이 컸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다”며 “아직도 얼떨떨하다. 최민식 선배님과 제가 나란히 있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 그 자리에서 울 뻔했다. 부담은 분명히 있다. 저에 대한 기대치가 확 높아졌다. 나중에 어떤 소리를 듣든 마음 편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한공주’ 천우희의 진가는 해외에서 더욱 빛났다. 저예산 독립영화인 ‘한공주’는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등에서 잇따라 최고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마라케시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인 프랑스 인기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는 “여주인공 천우희의 연기가 놀랍고 훌륭하다. 이제 내가 그의 팬이 될 것 같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