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방송가는 한해를 빛낸 연기자·예능인들에게 상으로 보답한다. KBS는 정통 사극 ‘정도전’으로 열연을 펼친 조재현과 육아 예능의 진수를 보인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MBC는 시청률 37%를 넘긴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를 필두로 ‘아빠! 어디가?’, ‘진짜사나이’의 ‘일밤’팀이 여전히 강세를 이룬다. SBS는 ‘별에서 온 그대’와 ‘괜찮아 사랑이야’ 등 수작을 배경으로 김수현, 전지현, 조인성의 대상 경합이 예상된다.
★KBS, 역시 조재현… 예능은 ‘슈퍼맨’ 가족 유력
올 한해 KBS 드라마에서 단연 돋보였던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통사극 ‘정도전’이다. 그 안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독보적인 영향력과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사극의 부활을 이끈 조재현이 대상 후보로 유력하다. 그는 여말선초 격동의 시기를 이겨내고 500년 왕조 기틀의 근간을 마련한 조선 건국기의 리더상을 완벽하게 표현해내 연기력은 물론 진정한 리더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까지 던지는 등 제 몫 그 이상을 해냈다. 이밖에 유동근, 박영규, 서인석, 임호 등 선 굵은 연기를 펼치는 명배우들과 함께 활약하며 빈틈없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정도전’은 평균시청률(총 50회) 15.8%, 자체 최고 시청률 19.8%(2014년 5월 11일 36회)를 기록했다. ‘정도전’과 ‘가족끼리 왜 이래’의 유동근, ‘참 좋은 시절’의 윤여정, 이서진 등도 대상후보로 꼽힌다.
시청자의 웃음과 재미를 안겨주는 KBS 예능 프로그램의 1인자는 독보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는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비슷한 포맷의 ‘아빠 어디가’의 독주를 막아내고 아빠와 아이들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해냈다.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언 서준을 비롯해 송일국네 삼둥이 대한민국만세, 파이터 아빠 추성훈과 추사랑,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타블로의 딸 하루까지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모습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담아내며 보고만 있어도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며 일요 예능강자로 우뚝 서 올 연예대상에서 4가족이 나란히 대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MBC, 송윤아·이유리·장나라 ‘여우’ 전성시대
MBC 연말 시상식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내공 있는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쟁쟁한 배우들이 줄이은 연기대상과 이렇다 할 활약이 도드라지지 않은 예능 스타들의 엇갈린 명암 때문이다.
2014 MBC 연기대상에는 송윤아, 이유리, 신하균, 장나라 등이 막강하게 자리했다. ‘마마’를 통해 연기파 배우라는 사실을 여실히 입증한 송윤아다. 6년의 공백을 갖고 브라운관에 복귀한 송윤아는 암투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싱글맘’ 한승희로 분했다. 송윤아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 절절한 모성애 연기로 자체 최고시청률 21.4%를 기록, MBC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청률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왔다! 장보리’의 흥행 주역 이유리도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 자체 최고시청률 37.3%까지 치솟은 ‘왔다! 장보리’에서 이유리는 악녀 연민정 캐릭터를 소화해 각종 패러디, 화제를 낳으며 데뷔 14년 만에 시청률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올 한해 MBC 드라마 라인업을 존재감 있게 마무리하고 있는 장나라와 신하균의 활약도 대상 후보감이다.
한편 2014 MBC 연예대상은 강력한 대상후보 없이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있다. 지난해 대상 수상으로 영예를 안았던 ‘아빠? 어디가!’ 역시 5%대를 기록하며 일요 예능의 최하위로 추락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야심차게 정규 편성된 ‘헬로 이방인’ 역시 시청률 2%대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하고 있다. 다만, 올 한해 ‘무한도전’의 경우, 멤버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불미스럽게 자진 하차를 해 기세가 꺾인 상황이나 400회를 거쳐 2015년 방송 10주년을 앞두고 있어 팬들의 지지를 다지며 대상 수상을 노리고 있으며 ‘나 혼자 산다’팀이나 ‘라디오 스타’와 ‘세바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구라가 대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BS, ‘별그대’ vs ‘괜사’·‘런닝맨’ vs ‘힐링캠프’ 대결 구도
올해 SBS 연기대상 영예의 대상 후보는 김수현, 전지현, 조인성 3파전으로 예상된다. ‘신의 선물-14일’ 조승우·이보영, ‘비밀의 문: 의궤살인사건’ 한석규 등 무게감 있는 스타들도 출연했지만 작품의 흥행 면에서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두 주인공 김수현, 전지현은 단연 유력한 수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중국 대표 한류 드라마로 도약한 ‘별그대’는 ‘치맥’ 열풍으로 현지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가 하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세트장과 촬영 소품을 설치하며 관광 유치 효과까지 불러일으켰다. 400년 전 과거에서 온 외계인 도민준 역의 김수현과 안하무인 톱스타 천송이 역의 전지현은 개성 강한 연기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김수현은 이미 ‘별그대’로 2014 도쿄드라마어워즈 베스트 액터상과 2014 코리아드라마어워즈 연기대상을 차지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조인성 역시 유력 대상 후보다. 지난해 연기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다소 황당한 상황을 겪었던 조인성은 불과 1년 만에 유력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극중 베스트셀러 작가 장재열로 분한 조인성은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와의 사랑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절정에 달한 연기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노희경 작가에게 흥행 타이틀을 안겨줬다는 공도 작용한다.
SBS 연예대상은 ‘매직아이’, ‘룸메이트’,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잇따른 새 예능의 인지도 확충은 실패했다. 수년간 계속된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개리, 이광수, 송지효를 멤버로 한 ‘런닝맨’은 멤버 교체 없이 리얼버라이어티의 맥을 잇고 있으며 올해 중국판 ‘런닝맨’이 출범하는 등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상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대부 이경규 역시 올해도 대상 후보다.